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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팽목항의 노란 깃발, 안전한 여행을 묻다

기억을 품은 바다에서 다시 떠나는 사람들에게

최치선 기자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팽목항의 노란 깃발, 안전한 여행을 묻다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진도 팽목항에 서자 바다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겨울빛을 머금은 수면은 눈부시게 푸르고, 방파제 끝 붉은 등대까지 이어진 길은 곧게 뻗어 있다. 난간을 따라 선 노란 깃발은 바람이 불 때마다 한 방향으로 몸을 기울였다. 멀리서 보면 평범한 항구의 풍경이지만, 가까이 다가갈수록 이곳에 머문 기다림의 시간이 천천히 모습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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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사진=최치선 기자)

2014년 4월 16일, 제주로 향하던 세월호에서 큰 참사가 일어났다. 그날 이후 팽목항은 배를 타고 떠나는 항구가 아니라 누군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장소로 기억됐다. 방파제와 벽면에는 노란 리본과 손글씨, 작은 그림이 남았다. “잊지 않을게요”라는 짧은 문장은 세월이 지나도 쉽게 바래지 않았다.

 

사진 속 타일에는 꽃과 별, 배와 고래가 있다. 아이들이 그렸을 법한 밝은 색들이어서 오히려 오래 바라보게 된다. 노란 리본 옆으로 피어난 작은 꽃과 하트는 슬픔 속에서도 서로를 붙잡았던 마음처럼 보인다. 크게 말하지 않아도 마음은 자연스레 낮아진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이름 모를 누군가의 안녕을 빌어본다. 추모는 과거에만 머무는 일이 아니라 오늘의 삶을 더 조심히 지키는 약속이라는 생각도 든다.

 

여행은 낯선 풍경을 만나는 일이지만, 때로는 우리가 지나온 시간을 되돌아보는 길이 된다. 팽목항을 찾는 발걸음도 그렇다. 바다를 바라보고, 기록을 읽고, 잠시 침묵한 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과정 자체가 기억을 이어가는 작은 여행이다. 바람을 맞으며 방파제 끝까지 천천히 걷는 동안, 안전이라는 말이 얼마나 많은 준비와 책임 위에 놓여 있는지도 새삼 깨닫게 된다.

 

이제 노란 깃발은 기다림만을 말하지 않는다. 모든 배가 무사히 돌아오고, 모든 여행자가 안전하게 집으로 향하기를 바라는 희망의 신호처럼 펄럭인다. 팽목항의 푸른 바다 앞에서 마음속에 짧은 약속 하나를 남긴다. 

"잊지 않겠습니다. 그리고 다음 여행은 어제보다 더 안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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팽목항 타일메모(사진=최치선 기자)

 


#팽목항#세월호기억#진도여행#안전한여행#트래블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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