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마카오의 밤을 대표하는 한 잔이 아시아 무대에 다시 올랐다. 세인트 레지스 마카오의 ‘세인트 레지스 바’가 2026 아시아 50대 바 45위에 오르며 ‘마카오 최고의 바’ 타이틀까지 거머쥐었다. 올해 순위에 포함된 마카오의 유일한 바로, 카지노와 쇼핑을 넘어 미식과 칵테일로 확장되는 도시의 새로운 얼굴을 선명하게 드러냈다.
2026 아시아 50대 바 시상식은 지난 28일 마카오 윈 팰리스에서 열렸다. 광저우의 호프 앤 세서미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세인트 레지스 바는 45위로 1~50위권에 복귀했다. 아시아 각지의 바텐더와 음료 전문가, 칼럼니스트 등 300여 명이 최근 18개월간 직접 방문한 경험을 바탕으로 투표하는 만큼, 현장에서 쌓아온 완성도와 지속성이 순위를 좌우한다.
세인트 레지스 바의 힘은 화려한 장식보다 한 잔에 담긴 이야기에서 나온다. 대표 칵테일 ‘마리아 두 레스테’는 세인트 레지스 뉴욕의 블러디 메리 전통에 마카오의 동서양 문화를 더한 메뉴다. 포르투갈 항해의 기억과 국제무역도시의 시간을 현대적인 맛으로 풀어내 여행자가 마카오를 ‘마시는’ 경험을 만든다.
해 질 무렵 시작되는 ‘더 바이올렛 아워’도 이곳의 상징적인 장면이다. 낮에서 밤으로 넘어가는 시간에 세 가지 마티니를 선보이고, 세인트 레지스의 뉴욕 유산을 되살린 칵테일 컬렉션과 라이브 재즈가 코타이의 밤을 천천히 끌어올린다. 짙은 목재와 기하학적 대리석 바닥, 고전적인 천장 장식은 번쩍이는 마카오의 거리와 다른 차분한 호흡을 만든다.
세계 각지의 바텐더를 초청하는 ‘믹솔로지의 예술’도 경쟁력을 높인 축이다. 올해 1월에는 타이완 바텐더들과 마카오 전통시장을 찾아 현지 식재료로 블러디 메리를 재해석했고, 3월에는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아시아 주요 바에서 활동하는 여성 바텐더 6명의 무대를 마련했다. 단순한 초청 행사를 넘어 시장과 식재료, 사람을 연결하는 문화 교류로 영역을 넓혔다.
세인트 레지스 바는 코타이 중심의 세인트 레지스 마카오에 자리하며 매일 정오부터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문을 연다. 오후에는 애프터눈 티, 저녁에는 칵테일과 재즈가 이어져 호텔 투숙객이 아니어도 마카오 야간여행의 한 코스로 들르기 좋다.
스튜어트 웨인 더글러스 세인트 레지스 마카오 총지배인은 “아시아 최고의 바들과 함께 인정받게 돼 깊이 영광스럽다”며 “이번 성과는 팀의 열정과 헌신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말했다.
마카오의 밤은 이제 화려한 공연과 카지노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도시의 역사와 시장의 향, 뉴욕의 전통을 한 잔에 겹쳐 놓은 세인트 레지스 바는 여행의 끝을 오래 기억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목적지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