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국제회의 40건이 서울에 332억원의 경제효과를 남겼다. 서울관광재단이 포틀랜드에서 세계 도시들의 관광 전략을 확인하고, 참가자 수를 넘어 숙박과 식음료, 교통, 쇼핑까지 계산하는 데이터 중심의 MICE 유치전에 속도를 낸다.
서울관광재단은 지난 7월 21일부터 23일까지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 오리건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세계도시마케팅협회 2026 연례총회’에 참가했다. 올해 행사에는 세계 주요 도시의 컨벤션뷰로와 관광·도시마케팅 관계자 1900여 명이 모였다.
총회의 화두는 ‘얼마나 많이 유치했느냐’보다 ‘도시에 무엇을 남겼느냐’였다. 국제회의와 전시회를 찾은 방문객이 지역 상점과 호텔, 음식점에 미친 효과를 수치로 확인하고, 이를 시민과 정책 담당자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방안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관광산업과 지역사회의 관계도 중요하게 언급됐다. 대형 행사를 유치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의 생활과 도시 환경, 접근성, 다양성을 함께 고려해야 지속 가능한 관광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기술을 활용한 성과 분석과 선제적인 정보 공개, 지역기관 간 협력 사례도 공유됐다.
서울관광재단은 총회 기간 포틀랜드의 관광전담조직인 트래블 포틀랜드를 찾아 운영 방식과 도시 이미지 회복 전략을 살폈다. 트래블 포틀랜드는 형평성·다양성·포용성·접근성을 관광사업의 주요 가치로 삼고 지역사회와 방문객이 함께 만족하는 도시 경험을 만드는 데 힘을 쏟고 있다.
포틀랜드와 피츠버그, 밀워키가 손잡은 ‘스리 시티 컬렉티브’도 눈길을 끌었다. 세 도시는 2004년부터 국제회의 주최자에게 공동 인센티브와 통합 지원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 도시끼리 행사를 빼앗는 경쟁에서 벗어나 순회 개최와 공동 영업으로 시장 자체를 넓힌 방식이다.
서울은 이미 데이터 기반 MICE 정책을 가동하고 있다. 서울관광재단은 지난해 ‘한국형 국제회의 파급효과 계산기’를 도입해 국제회의 참가자의 숙박비와 식음료비, 교통비, 쇼핑비 등을 분석하고 있다. 행사 개최 건수와 참가자 수만으로는 보이지 않던 지역경제 효과를 구체적인 금액으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올해 상반기 재단의 지원을 받은 국제회의 40건을 분석한 결과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332억원으로 나타났다. 재단은 매년 서울의 소비 데이터와 국제회의 방문객 특성을 반영해 계산기를 갱신하고, 유치·개최 지원의 투자 대비 효과와 정책 우선순위를 판단하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서울의 경험도 포틀랜드 총회에서 세계도시마케팅협회 관계자들과 공유됐다. 향후에는 경제효과 계산을 넘어 국제회의가 일자리와 도시 브랜드, 시민사회에 미치는 영향까지 성과관리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곽도휘 서울관광재단 MICE전략팀장은 “글로벌 도시들이 관광과 MICE 산업의 가치를 데이터로 측정하고 정책과 지역사회 소통에 활용하는 사례를 확인했다”며 “서울의 국제회의 지원정책과 성과관리 체계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국제회의 한 건이 서울에 남기는 것은 행사장 안의 박수만이 아니다. 호텔의 하룻밤과 식당의 한 끼, 골목의 소비까지 붙잡는 숫자가 이제 서울 MICE 경쟁력의 새로운 무기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