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공연의 막이 오르기 전 안전부터 살피고, 종이 대신 디지털로 일하며, 지역마다 다른 문화 향유 기회를 수치로 확인한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문화예술과 콘텐츠산업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ESG 경영에 ‘안전’을 더한 새로운 실행전략을 내놨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문화로 상생의 가치를, 콘텐츠산업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여는 ESG 선도기관’을 비전으로 정하고 경영 고도화 전략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기존 환경·사회·지배구조에 안전 분야를 별도 축으로 추가해 4대 전략목표와 12개 과제를 마련했다.
환경 분야에서는 조직 전체가 참여하는 기후위기 대응체계를 강화한다. 공연과 전시, 축제 등 문화예술 사업을 친환경 방식으로 운영하고 행정문서와 회의자료를 전자화하는 페이퍼리스 업무를 확대한다. 반기마다 ‘메일함 청소하는 날’을 운영해 불필요한 디지털 자료도 줄일 계획이다.
사회 분야의 핵심은 문화 소외를 줄이는 일이다. 직원 개인과 부서별 업무에 맞는 ESG 실천과제를 정해 현장에서 이행하고, 주요 사업계획을 세울 때 문화다양성 체크리스트를 시범 도입한다. 경남 시·군별 문화 향유지표도 조사해 지역별 문화환경과 접근성 차이를 살필 예정이다.
문화다양성 점검은 지원사업과 프로그램이 특정 세대나 지역, 계층에 치우치지 않았는지를 사업 초기부터 확인하는 과정이다. 조사 결과가 축적되면 공연과 전시, 문화예술교육이 부족한 지역을 찾아 사업을 보완하는 기초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지배구조 분야에서는 도민과 예술인, 문화기획자가 정책과 사업에 직접 의견을 내는 참여형 구조를 넓힌다. 기존 ‘만남의 날’을 확대한 ‘경남 문화 아고라’를 운영하고 ESG 아트살롱과 포럼도 개최한다. 반부패와 윤리경영을 강화해 사업의 투명성과 기관 신뢰도도 높인다.
안전 분야를 독립적인 목표로 세운 점도 눈에 띈다. 대규모 축제의 중대시민재해 예방, 입주·창작공간 안전망 강화, 감정노동자 보호, 무사고 일터 조성 등을 주요 과제로 삼았다. 관람객이 몰리는 축제와 공연장뿐 아니라 예술인이 머무는 창작공간과 근무 현장까지 안전관리 범위를 넓힌다.
전략을 구호에 머물지 않도록 ‘1인 1과제’ 제도도 시행한다. 직원마다 실제 직무에서 실천할 수 있는 과제를 정하고 부서 사업과 연결한다. 탄소배출 감축량과 실천과제 이행 건수, 고객만족도, 안전사고 발생 건수 등을 성과지표로 설정해 추진 결과를 점검할 계획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그동안 내부체계를 정비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직원 개개인의 직무에 적용할 수 있는 실질적인 과제를 이행하겠다”며 “지역 문화예술과 콘텐츠산업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도민과 함께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문화예술의 가치는 무대와 작품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누구나 문화를 누릴 기회와 안전하게 즐길 환경, 투명한 지원체계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내놓은 이번 전략은 ESG를 행정문서 속 약어가 아닌 축제와 공연장, 창작공간에서 확인할 수 있는 일상의 변화로 옮기는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