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고양이를 따라 걷는 여름 여행이 묵호에서 시작된다. 작품 속 고양이와 마주하며 오래된 기억을 떠올리고, 언덕 골목을 지나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카페에서 숨을 고른다. 동해시 묵호에 전시와 휴식, 골목 풍경을 한 번에 즐기는 작지만 선명한 여행 코스가 생겼다.
동해시는 발한지구 도시재생 현장지원센터가 운영하는 갤러리바란에서 7월 28일부터 8월 18일까지 마르스 작가의 특별전 ‘시간의 흔적’을 연다. 전시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마르스 작가는 고양이를 주요 소재로 시간이 흐르며 쌓인 기억과 감정을 화면에 담았다. 낯설지 않은 눈빛과 몸짓을 따라가다 보면 잊고 지낸 순간과 마음속에 남은 사람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된다. 고양이는 단순한 그림의 주인공을 넘어 지나온 삶을 비추는 매개가 된다.
갤러리바란은 지역 예술가와 주민이 작품으로 만나는 발한지구 도시재생 문화공간이다. 묵호역에서 바다로 향하는 길목에 자리해 여행자가 잠시 걸음을 멈추고 전시를 감상하기 좋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골목과 시장, 항구의 일상 가까이에서 예술을 만난다는 점이 묵호답다.
전시를 본 뒤에는 묵꼬양치유카페로 발걸음을 옮길 만하다. 산제골 언덕 중턱에 자리한 이곳은 고양이를 테마로 꾸민 주민 공동이용시설이다. 한때 운영을 멈췄던 주민 카페에 휴식과 치유 콘텐츠를 더해 다시 문을 열었다. 창밖으로는 묵호항과 푸른 동해가 펼쳐진다.
카페는 낮 12시부터 오후 4시까지 운영하며 일요일은 쉰다. 컬러테라피와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가파른 골목을 오른 뒤 창가에 앉으면 묵호의 지붕과 항구, 먼 바다가 한 장면처럼 이어진다.
두 공간을 잇는 길에는 묵호의 시간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낮은 집과 좁은 계단, 생활의 흔적이 밴 담장을 지나면 논골담길과 묵호등대, 도째비골 해랑전망대까지 여행을 이어갈 수 있다. 묵호항 주변 볼거리는 가까이 모여 있어 자동차 없이 천천히 걷는 여행에도 잘 어울린다.
정하연 동해시 홍보감사담당관은 “고양이라는 친숙한 소재를 매개로 전시와 지역 공간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이번 묵호 여행의 색다른 매력”이라며 “바다와 골목을 걷고 작품을 감상하며 묵호만의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묵호 여행의 매력은 유명 관광지만 빠르게 도는 데 있지 않다. 바다로 향하는 골목에서 그림 한 점을 만나고, 언덕 위 작은 카페에서 천천히 쉬어가는 순간이 오래 남는다. 올여름 묵호의 고양이 두 마리는 여행객에게 서두르지 말고 자신의 시간을 돌아보라고 말을 건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