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전주 한옥마을의 관광 지도가 전라감영과 남부시장까지 넓어진다. 전주시가 한옥마을 중심의 짧은 방문을 구도심 전체를 걷고 머무는 여행으로 바꾸기 위해 ‘외국인 관광특구’ 지정에 나섰다. 전통문화와 음식, 시장, 조선시대 행정유산을 하나의 관광권으로 묶는 전주 관광의 새로운 승부수다.
전주시는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한옥마을과 인근 지역을 대상으로 관광특구 지정 및 진흥계획 수립을 추진한다고 27일 밝혔다. 대상지는 한옥마을과 풍남동·중앙동 일원 0.3㎢를 비롯해 남부시장, 풍남문, 전라감영 등 구도심 핵심 관광지를 아우르는 총 1.7㎢ 규모다.
시는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외국인 관광객 규모를 추정한 결과 18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집계돼 관광특구 지정 요건을 충족한 것으로 판단했다. 한옥마을에 집중됐던 외국인 관광 흐름을 전동성당과 경기전, 풍남문, 남부시장, 전라감영으로 이어지게 만들어 체류시간과 지역 소비를 함께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관광특구로 지정되면 국비와 도비, 관광진흥개발기금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넓어진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안내체계와 편의시설을 개선하고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한 각종 특례를 활용할 제도적 기반도 마련된다. 다국어 관광안내, 야간관광, 전통문화 체험, 음식관광, 쇼핑을 연결한 전용 코스 개발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특히 대상 지역은 주요 명소를 걸어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이다. 경기전과 전동성당을 둘러본 뒤 풍남문을 지나 남부시장에서 전주 음식을 맛보고, 복원된 전라감영까지 이어지는 동선은 전주의 역사와 생활문화를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낮에는 한옥과 문화유산을 보고, 저녁에는 시장과 야간 콘텐츠를 즐기는 일정도 가능해진다.
현재 운영 중인 ‘경기전에서 감영 가는 길’과 전주부성 옛길 해설 코스도 관광특구의 핵심 콘텐츠로 활용될 수 있다. 외국어 해설과 예약 편의, 결제 환경, 안내 표지 등을 촘촘히 보완하면 개별 관광객이 별도의 차량 없이 구도심에 오래 머무는 여행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전주시는 오는 12월까지 관광특구 지정과 진흥계획 수립 용역을 진행한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관광객 편의시설 확충, 제도 개선, 관광코스 개발, 지역 상권 연계 방안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이후 2027년 1월 지정 신청을 내고, 같은 해 6월 조사·분석과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관광특구 지정을 고시한다는 계획이다.
전주의 과제는 방문객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한옥마을에 들어온 외국인이 시장의 맛을 경험하고 전라감영의 역사를 만난 뒤 구도심에서 하루 더 머물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관광특구 지정이 현실화되면 전주는 ‘한옥을 보는 도시’를 넘어 한국의 전통과 일상을 함께 체험하는 체류형 관광도시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