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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에세이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한여름에 만난 무주 머루와인동굴

뜨거운 햇살을 피해 들어간 천연 냉장고 같은 여행지

머루와인 향과 따뜻한 족욕이 남긴 여름날의 쉼표

최치선 기자
[최치선의 포토에세이] 한여름에 만난 무주 머루와인동굴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전북 무주군 적상면의 한여름은 햇살이 깊다. 아스팔트 위로 열기가 피어오르고, 산자락의 초록은 더욱 짙어진다. 그 뜨거운 계절 속에서 머루와인동굴 입구를 지나자 공기가 단숨에 달라진다. 바깥의 무더위는 문밖에 멈춰 서고, 서늘한 기운이 얼굴과 팔을 천천히 감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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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 머루와인동굴(사진=최치선 기자/트래블아이)

천장에는 작은 불빛들이 별처럼 쏟아지고, 거친 동굴 벽에는 보라와 붉은색, 푸른 조명이 번진다. 긴 터널은 여름 한복판에서 발견한 비밀 통로처럼 깊고 신비롭다. 걸음을 옮길수록 몸에 남아 있던 열기가 식고, 발소리마저 낮아진다.

 

이곳은 본래 양수발전소 건설 과정에서 만들어진 작업용 터널이었다. 지금은 무주에서 재배한 머루로 빚은 와인을 숙성하고 전시하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연중 13~14도를 유지하는 동굴 안에서 와인은 계절을 서두르지 않은 채 깊은 향을 품는다. 시음잔을 기울이자 머루 특유의 새콤달콤한 향이 먼저 올라온다. 서늘한 공기 속에서 맛본 한 모금은 더 맑고 부드럽다. 짙은 과실 향이 입안에 번지고, 시원한 동굴 바람이 뒤따르면서 한여름의 갈증까지 천천히 가라앉는다.

 

동굴 안쪽의 와인족욕 체험존에서는 또 다른 온기가 기다린다. 차가운 공기 속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니 하루 종일 쌓였던 피로가 발끝부터 풀린다. 은은한 와인 향과 물결의 온기가 몸을 타고 번지며 마음까지 느슨하게 만든다.

 

머루와인동굴은 무더위를 잠시 피하는 장소에 머물지 않는다. 뜨거운 여름과 서늘한 동굴, 차가운 공기와 따뜻한 족욕이 대비를 이루며 여행자의 감각을 깨운다. 다시 밖으로 나왔을 때 햇살은 여전히 뜨거웠지만, 마음 한편에는 동굴의 서늘함과 머루 향이 오래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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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루와인동굴(사진=최치선 기자/트래블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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