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제주로 향하는 상하이 노선 승객 100명 가운데 98명이 외국인이다. 부산과 타이베이를 오가는 항공편도 외국인 비중이 빠르게 늘고 있다. 서울에 집중됐던 중화권 관광객의 발길이 제주와 부산을 비롯한 지역으로 옮겨가면서 지방공항이 새로운 방한 관광의 관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3일 서울 중구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에서 한국관광공사와 중화권 방한객 유치 및 지역 관광 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는 이경민 이스타항공 커머셜본부장과 정석인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두 기관은 중화권 신규 노선과 부정기편을 함께 발굴하고 해외 공동 마케팅을 진행한다. 지역의 음식과 축제, 문화유산을 항공편과 묶은 관광상품도 개발한다. 외국인이 어느 공항으로 입국해 어떤 지역을 찾는지 데이터를 관리해 노선 운영과 홍보 전략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목표는 뚜렷하다. 이스타항공 지방공항 노선의 인바운드 여객 비중을 올해 평균 45%까지 끌어올리고 2028년에는 55%로 확대한다. 외국인 관광객 두 명 가운데 한 명 이상이 지방공항 노선을 이용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제주와 부산 노선에서는 변화가 숫자로 나타나고 있다. 제주∼타이베이 노선의 외국인 탑승객 비중은 2024년 86%에서 2025년 94%, 올해 1분기 96%로 높아졌다. 제주∼상하이 노선은 올해 1분기 98%에 달했다. 부산∼타이베이 노선도 올해 1월 79%, 2월 86%, 3월 92%로 석 달 연속 상승했다.
중국 하늘길도 넓어진다. 이스타항공은 중국 현지 여행 수요가 늘어나는 7월부터 10월까지 인천에서 다퉁과 난퉁, 닝보로 향하는 부정기편을 운항한다. 지난 4월 배분받은 샤먼과 후허하오터 등 11개 중국 노선 운수권도 순차적으로 취항할 예정이다.
항공편 증가는 관광객의 이동 지도를 바꿀 수 있다. 제주공항에서 서귀포와 동부권으로, 김해공항에서 부산 원도심과 경남으로 여행 동선이 넓어지면 숙박과 음식, 쇼핑 소비도 지역 곳곳으로 퍼진다. 공항과 관광지를 잇는 교통편, 다국어 안내, 지역 맞춤형 여행상품을 얼마나 촘촘하게 준비하느냐가 성패를 가를 전망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중화권 방한 수요 확대에 발맞춰 인바운드 관광 활성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며 “더 많은 외국인 관광객이 우리나라의 다양한 지역을 방문할 수 있도록 노선 개발과 해외 마케팅을 지속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에게 한국의 첫 장면이 반드시 서울일 필요는 없다. 제주 바다와 부산 골목, 지역의 시장과 축제가 공항에서 바로 이어질 때 방한 여행의 무대도 넓어진다. 이스타항공과 한국관광공사의 협력이 지방공항을 스쳐 가는 통로가 아닌 지역여행의 출발점으로 바꿀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