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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외국인 홀린 찐 제주 매력…해녀와 보낸 마법 같은 20일

오전엔 한국어, 오후엔 동백마을 체험하는 ‘런케이션’ 뜬다

김보라 기자
외국인 홀린 찐 제주 매력…해녀와 보낸 마법 같은 20일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79세의 백발 프랑스인이 서귀포 앞바다에 거침없이 뛰어들었다. 평생 바다를 일궈온 제주 해녀들의 묵직한 숨비소리를 곁에서 직접 배우고 느끼기 위해서다. 유명 관광지 앞에서 사진만 한 장 남기고 서둘러 떠나는 뻔한 여행은 이제 옛말이 됐다. 오전에는 대학 강의실에서 한국어를 익히고 오후에는 제주의 속살을 온몸으로 겪어내는 장기 체류형 ‘런케이션(Learncation)’이 글로벌 여행객들의 마음을 완벽하게 사로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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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배움여행단이 도지사에게 전달한 편지(제공=제주도)

제주특별자치도가 야심 차게 기획한 프랑스인 대상 글로벌 배움여행 프로그램이 20일간의 뜨거운 일정을 모두 마치고 25일 화려하게 마무리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제주관광공사, 제주한라대학교, 프랑스 현지 EPS여행사가 손을 맞잡고 지역 관광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기 위해 마련한 특별한 시도다. 단순히 스쳐 지나가는 방문객을 늘리는 것을 넘어, 지역에 오래 머물며 경제와 문화를 활성화하려는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역 관광 지원 정책이 빛을 발한 대목이다.

 

지난 6일 설렘을 안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21명의 배움여행단은 풋풋한 20대 대학생부터 79세 어르신까지 연령대도 무척 다채로웠다. 이들은 19박 20일이라는 긴 시간 동안 섬 곳곳을 누비며 도민들의 진짜 삶 속에 깊숙이 스며들었다. 아침 해가 떠오르면 제주한라대에서 한국어 강좌에 열중하며 언어의 기본기를 다졌고, 오후가 되면 책 밖으로 나와 생생한 삶의 현장을 만났다. 매콤달콤한 불고기 등 한국 고유의 음식 만들기부터 탁 트인 억새밭과 오름을 배경으로 달리는 승마 체험, 붉은 꽃잎이 인상적인 남원읍 신흥 동백마을에서의 천연 비누 만들기까지 생태와 문화를 촘촘하게 아우르는 일정이 쉼 없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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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배움여행단(제공=제주도)

무엇보다 참가자들의 오감을 가장 강렬하게 자극했던 하이라이트는 단연 16일 서귀포시 법환해녀체험센터에서 진행된 물질 체험이었다. 눈앞에 범섬과 섶섬이 그림처럼 펼쳐진 법환 앞바다는 그 자체로 한 편의 감동적인 무대였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해녀 문화는 외국인들에게 경이로움 그 자체다. 거친 파도 속에서도 억척스럽게 생명력을 이어온 해녀들과 살을 맞대고 유영하는 시간은 언어의 장벽을 훌쩍 뛰어넘었다. 참가자들은 서툰 솜씨로 고무 옷을 입고 테왁을 쥔 채 바닷속을 들여다보며, 렌즈로는 온전히 담아낼 수 없는 제주 바다의 짙은 생명력을 피부로 경험했다.

 

짜임새 있는 일정과 도민들의 따뜻한 환대 속에 참가자들 사이에서는 내년에도 다시 오겠다는 굳은 다짐이 쏟아졌다. 한 프랑스인 참가자는 "매 순간이 새롭고 행복한 시간의 연속이었다"며 "내년에도 반드시 제주를 다시 찾아 이 특별한 배움의 여정에 다시 한번 동참하겠다"고 벅찬 소감을 전했다. 이들이 현장에서 직접 촬영하고 SNS에 공유한 생동감 넘치는 사진과 숏폼 영상들은 그 어떤 화려한 광고보다 강력한 글로벌 홍보 콘텐츠로 작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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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배움여행단(제공=제주도)

 

이들의 성공적인 완주를 축하하는 자리 역시 훈훈하게 치러졌다. 24일 오후 제주관광공사 웰컴센터에서 열린 환송식에는 위성곤 제주도지사가 직접 참석해 감사 인사를 건네며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위성곤 지사는 "세대와 살아온 배경이 전혀 다른 스물한 분이 이곳 제주에서 함께 보낸 3주의 시간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언어와 음식, 동백마을의 향기와 강인한 해녀 문화까지 제주의 모든 것을 가슴에 품고 돌아가는 여러분이 앞으로 제주를 세계 곳곳에 알리는 든든한 민간 외교관이 돼주길 진심으로 바란다"고 당부했다.


단순한 휴식을 넘어 배움과 체험이 유기적으로 결합된 런케이션은 대한민국 지역 관광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명확히 보여주는 나침반이다. 제주의 자연과 문화를 깊이 있게 들여다본 20일간의 여정은 참가자들의 가슴 속에 한 편의 잘 기획된 홍보 영상처럼 묵직하고 진한 여운을 남겼다. 제주도는 이번 첫 성공 경험을 든든한 밑거름 삼아, 앞으로 각 국가별 문화적 특성과 여행 취향을 세밀하게 반영한 맞춤형 장기 체류 관광 상품을 더욱 공격적으로 넓혀갈 계획이다. 전 세계인의 발길이 머무는 매력적인 섬, 제주의 다음 행보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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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배움여행단과 위성곤 제주지사(제공=제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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