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한낮의 열기가 남아 있던 광화문광장에 밤이 내려앉자 세종대왕 동상 뒤편이 거대한 야외 클럽으로 변했다. 도심 빌딩의 불빛 아래 푸른 수영장이 반짝였고, 무선 헤드폰을 쓴 참가자들은 DJ의 손짓에 맞춰 두 팔을 들어 올렸다. 음악의 박자가 빨라질 때마다 물보라가 솟았고, 광화문의 여름밤은 해변보다 뜨겁고 시원하게 달아올랐다.
‘2026 서울썸머비치’는 서울시가 주최하고 서울관광재단이 주관하는 서울의 대표 여름 관광 행사다. 서울관광재단은 광화문광장과 세종로공원을 도심형 피서 공간으로 꾸미고, 프로그램 기획과 현장 운영, 사전예약과 현장입장 관리, 안전요원 배치와 홍보까지 행사 전반을 이끌고 있다. 낮에 집중됐던 물놀이 행사를 밤까지 확장해 서울의 야간관광 콘텐츠로 발전시킨 점도 눈에 띈다. 행사는 8월 9일까지 매일 오후 1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되며, 금·토요일에는 밤 10시 30분까지 야간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금요일 밤의 중심은 음악과 물놀이를 결합한 무소음 DJ 파티 ‘사일런트 웨이브’다. 참가자들은 파란 불빛이 들어오는 헤드폰을 착용한 채 저마다의 음악 속으로 들어갔다. 밖에서는 음악이 거의 들리지 않지만 헤드폰 안에서는 강한 비트가 이어졌다. DJ가 양팔을 들어 분위기를 끌어올리자 수영장 안과 무대 앞 사람들이 동시에 몸을 흔들었다.
수영장 안에서는 커다란 공을 주고받거나 허리까지 물에 잠긴 채 춤을 추는 모습이 이어졌다. 외국인 관광객과 젊은 참가자들은 광화문 빌딩 숲을 배경으로 사진과 영상을 남겼고, 화려한 디제잉 퍼포먼스가 펼쳐질 때마다 환호가 터졌다. 수영복과 래시가드 차림으로 서울 한복판에서 춤을 추는 풍경은 낯설면서도 자유로웠다.
사일런트 DJ 파티와 금·토요일 야간 수영장 프로그램은 성인 전용이다. 입구에서 신분증을 확인한 뒤 입장할 수 있어 어린이와 청소년은 참여할 수 없다. 서울관광재단은 전기시설과 수영장을 함께 사용하는 야간 행사의 특성을 고려해 입장 기준을 명확히 하고, 우천 시에는 안전을 위해 프로그램을 취소할 수 있도록 운영하고 있다.
현장 곳곳에 배치된 안전요원들의 움직임도 눈에 띄었다. 수영장 안팎과 출입구, 미끄러운 이동 구간을 계속 살피고 참가자들의 동선을 정리했다. 많은 인원이 동시에 물놀이와 춤을 즐기는 상황에서도 관리 인력이 충분히 배치돼 있어 참가자들이 비교적 안심하고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은 성인 전용 구역과 분리된 샌드아지트와 플레이마켓존에서 여름밤을 보냈다. 대형 돔 안 모래사장에서는 아이들이 모래를 쌓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으며, 부모들은 파라솔과 비치체어에 앉아 쉬었다. 세종로공원의 푸드트럭과 휴게 공간에도 가족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수영장과 워터슬라이드, 모래사장, 먹거리 공간을 구역별로 나눈 운영은 연령과 취향이 다른 방문객을 두루 만족시켰다.
서울관광재단이 공들여 만든 서울썸머비치는 단순한 도심 물놀이장을 넘어섰다. 외국인에게는 서울의 새로운 밤을 보여주는 관광 콘텐츠가 됐고, 젊은이들에게는 도심 속 이색적인 여름 파티가 됐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에게도 모래놀이와 먹거리, 야경을 함께 즐기는 휴식처가 됐다. 광화문의 여름밤에 관광과 축제, 휴식과 안전을 한데 묶은 서울관광재단의 기획력이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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