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도휘 기자] 낙동강 절벽 아래로 붉은 불꽃이 비처럼 쏟아진다. 한일 정상이 나란히 바라본 안동 하회선유줄불놀이가 이번에는 일본 관광객 1000명을 경북으로 부르는 여행상품이 된다.
경북도는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일본 도쿄와 오사카에서 ‘경북관광 로드쇼’를 열고 현지 여행업계를 상대로 경북의 역사와 문화, 축제를 집중적으로 알렸다. 지난 5월 안동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이후 일본에서 높아진 관심을 실제 여행 수요로 연결하기 위한 자리다.
가장 큰 성과는 일본 대표 여행사 한큐교통사와의 공동 상품 개발이다. 양측은 내년 5월 안동 탈춤공연과 하회선유줄불놀이, 포항국제불빛축제를 하나의 여정으로 묶어 일본 관광객 1000명을 유치하기로 했다. 전통마을의 밤 풍경과 탈춤, 동해안의 대형 불꽃축제를 차례로 만나는 경북형 야간 관광상품이다.
하회선유줄불놀이는 화약을 하늘로 쏘아 올리는 일반 불꽃놀이와 결이 다르다. 뽕나무 숯가루를 넣은 줄에 불을 붙이면 부용대와 만송정 사이 허공에서 작은 불씨가 낙동강 위로 천천히 흘러내린다. 배를 띄워 풍류를 즐기던 선유와 줄불, 절벽에서 불붙인 솔가지를 떨어뜨리는 낙화가 어우러져 하회마을의 밤을 한 폭의 그림으로 바꾼다.
하회마을은 2010년 경주 양동마을과 함께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대표 전통마을이다. 오래된 고택과 골목, 하회별신굿탈놀이, 지역 음식까지 둘러볼 수 있어 역사와 생활문화에 관심이 높은 일본 여행시장과도 잘 맞는다.
이번 상품은 안동 한 곳을 둘러보고 돌아가는 일정에서 벗어나 포항까지 이동하며 경북에 머무는 시간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숙박과 음식, 전통시장, 지역 상점 이용을 자연스럽게 연결하면 해외 관광객의 발길이 지역 소비로 이어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경북도는 로드쇼에서 안동뿐 아니라 도내 세계유산과 전통문화, 미식, 지역축제를 소개했다. 23일에는 나라현 관광협회 관계자들과 만나 관광객 교류와 지역관광 활성화 방안도 논의했다. 일본 주요 온라인 여행플랫폼과 경북관광 기획전을 열고, 현지 인플루언서를 초청한 팸투어도 이어갈 계획이다.
박찬우 경북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한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높아진 관심을 바탕으로 일본 관광객이 경북을 찾을 수 있도록 맞춤형 관광마케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상들이 바라본 하회의 불꽃은 한밤의 장면으로 끝나지 않았다. 선유줄불놀이에서 시작해 탈춤과 포항의 바다 불꽃으로 이어지는 길이 일본 관광객의 새로운 경북 여행 코스가 된다. 오래된 풍류가 국경을 넘어 사람을 부르는 관광자산으로 다시 타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