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충북 음성의 한 골목이 하루 동안 세계지도로 변한다. 인도와 멕시코, 콜롬비아, 중국 등 서로 다른 고향을 둔 주민들이 음식과 음악, 놀이를 들고 거리로 나와 이웃과 친구가 된다.
음성군 청년마을 글로컬타운은 오는 22일 오전 11시부터 음성읍 읍내리 일대에서 세계문화축제 ‘글로컬타운 Amigos’를 개최한다. ‘Amigos’는 스페인어로 친구들이라는 뜻이다. 국적과 사용하는 언어는 달라도 함께 먹고 웃으며 가까워지는 하루를 만들자는 의미를 담았다.
행사장에는 세계의 맛을 한자리에서 만나는 다문화 간식존과 음식 체험 공간이 들어선다. 페이스페인팅과 다육이 만들기, 세계 키링 만들기 등 어린이와 부모가 함께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이어진다. 각 나라의 음악과 춤, 생활문화를 소개하는 공연이 더해져 음성의 평범한 골목을 작은 지구촌 축제장으로 바꾼다.
이날 행사의 또 다른 중심은 새로운 문화거점 ‘컬쳐팝콘 스튜디오’다. 개소식은 익숙한 테이프 커팅에서 벗어나 한국 전통 방식과 인도 전통 의식을 결합한 특별한 순서로 진행된다. 지역주민과 외국인 청년이 함께 참여해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며 공간의 첫 문을 연다.
컬쳐팝콘 스튜디오는 음식을 맛보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 여러 나라의 삶과 이야기를 만나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전통놀이와 언어, 미술, 음악, 여행 이야기, 강연과 공연을 한곳에서 풀어낸다. 외국인 주민은 초대받은 손님이 아니라 자신의 문화를 직접 소개하고 프로그램을 이끄는 주인공으로 참여한다.
올해는 인도와 멕시코, 콜롬비아, 중국을 비롯한 20개국 문화교류 프로그램이 차례로 운영된다. 참가자들은 각 나라 출신 주민과 음식을 만들고 간단한 인사말을 배우며 전통음악과 놀이를 체험한다. 먼 해외로 떠나지 않아도 여행지에서 만날 법한 사람과 문화를 가까운 동네에서 마주하는 셈이다.
음성은 63개국 출신 외국인 주민이 생활하는 지역이다. 글로컬타운은 이 같은 지역의 특징을 새로운 관광 자원으로 바라봤다. 유명 관광지를 새로 짓는 대신 음성에 사는 사람들의 고향과 이야기를 여행 콘텐츠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2025년 청년마을 사업에 선정된 글로컬타운은 지난해 세계 음식과 요가, 춤, 전통놀이를 주제로 20여 개국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외국인 청년들이 음성의 전통시장과 농가, 골목상권을 찾아 영상과 여행 콘텐츠를 만드는 탐사 활동도 진행했다. 이 같은 성과를 바탕으로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 평가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이아리 글로컬타운 대표는 “다문화 사회를 만드는 가장 좋은 방법은 서로를 자주 만나고 함께 즐기는 문화 경험”이라며 “편견은 함께 웃고 먹고 이야기하는 시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허물어진다”고 말했다.
여행은 반드시 먼 곳으로 떠나야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낯선 음식을 한입 맛보고, 처음 듣는 언어로 인사를 건네며, 다른 나라의 음악에 맞춰 손뼉을 치는 순간에도 새로운 세계는 열린다. ‘Amigos’는 63개국의 사람들이 살아가는 음성의 오늘을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는 여름 축제가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