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여름날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 경주의 가장 핫한 거리, 황리단길이 형형색색의 섬유 예술로 다시 피어난다.
경주시 황남동행정복지센터는 오는 7월 30일까지 복합 문화공간인 행복갤러리에서 ‘황리단길, 꽃으로 피어나다’를 주제로 이영희 작가의 패브릭 아트 전시전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는 거친 아스팔트와 트렌디한 카페들 사이로 잊혀졌던 자연의 포근함과 아날로그적 감성을 가득 담아내며, 경주를 찾는 여행객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있다.
전시장 문을 열고 들어서면 섬유가 가진 특유의 따뜻하고 유연한 질감이 온몸을 감싼다. 경주를 기반으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화서 이영희 작가는 이번 개인전에서 단순한 천 조각을 하나의 거대한 회화 작품으로 승화시켰다. 실과 바늘, 그리고 다양한 텍스처의 원단들이 작가의 독창적이고 섬세한 손길을 거쳐 입체적인 자연의 풍경으로 재탄생했다. 관람객들은 단순한 공예를 넘어선 깊이 있는 예술성에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꽃으로 피어나는 황리단길’이라는 직관적인 주제에 걸맞게, 전시장 내부는 화사한 야생화부터 흐드러지게 피어난 계절 꽃까지 다채로운 자연의 색감으로 가득 차 있다. 작가는 천의 결을 살리고 겹겹이 쌓아 올리는 방식을 통해 꽃잎의 생동감과 바람의 움직임까지 표현해냈다. 화려한 색채의 향연은 보는 이로 하여금 마치 한여름의 비밀 정원을 거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현장에서 만난 이영희 작가는 작업에 담긴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이 작가는 “차가운 현대 사회에서 패브릭이 가진 포근함 속에 예술적 아름다움을 담는 과정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마음에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시간을 선물하고 싶었다”라며 “천 한 조각 한 조각이 모여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가 되듯,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과 깊은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따뜻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번 전시는 지역 주민들에게는 일상 속 문화 향유의 기회를, 경주를 방문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는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며 문턱 낮은 예술 공간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관공서 내부 공간을 갤러리로 활용해 누구나 부담 없이 수준 높은 예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인 점도 주목할 만하다.
하길남 황남동장은 지역 문화 예술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하 동장은 “꽃으로 피어난 패브릭 아트 작품들로 행복갤러리를 빛내주신 이영희 작가님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이번 전시를 통해 훌륭한 작품들이 대중에게 더 널리 알려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올해 하반기에도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과 협업해 지역 문화 발전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고즈넉한 한옥의 정취와 트렌디한 문화가 공존하는 경주 황남동에서 만나는 이번 패브릭 아트 전시는 한여름 청량한 비타민 같은 휴식을 선사한다. 전시는 7월 한 달간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주말을 이용해 경주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섬유 예술이 주는 낭만과 위로에 푹 빠져보는 것도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