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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피아... “자동문 열리자 딴 세상” 연일 기록적 폭염 속 대반전

부천의 ‘초록 대피소’도심 한복판에 숨겨진 비밀의 열대우림

190m 스카이워크와 감성 카페가 주는 완벽한 치유의 시간

김보라 기자
수피아... “자동문 열리자 딴 세상” 연일 기록적 폭염 속 대반전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차를 달려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상동호수공원에 들어서면, 마치 거대한 유리 방주처럼 웅장하게 서 있는 부천호수식물원 ‘수피아’를 만날 수 있다. 순우리말로 ‘숲의 요정’ 혹은 ‘숲에서 온 아이’를 연상케 하는 이름처럼, 이곳은 삭막한 도심을 벗어나 아늑한 숲으로 비밀스러운 소풍을 떠나온 듯한 묘한 설렘을 안겨주는 공간이다. 

 

밖에서는 맹렬한 한여름의 열기가 아스팔트 위로 뜨겁게 피어오르고 있었지만, 투명한 자동문이 스르륵 열리는 찰나 공기의 질감이 완전히 달라졌다. 코끝을 강하게 스치는 축축하고 건강한 흙내음과 무성한 잎사귀들이 내뿜는 청량한 숨결이 지친 여행자의 온몸을 가장 먼저 따스하게 감싸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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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피아 (사진=트래블아이 최치선 기자)

지난 2022년 첫 문을 연 수피아는 계절과 기후에 구애받지 않고 언제나 푸른 자연을 호흡할 수 있도록 설계된 도심형 실내 식물원이다. 내부는 관엽원, 수생원, 야자원, 향기원, 고사리원, 올리브·바오밥원, 식충식물원, 화목원 등 다채롭고 이색적인 테마 공간들이 촘촘하게 이어져 있어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새로운 풍경을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늘을 찌를 듯 웅장하게 솟아오른 키 큰 야자나무 아래를 천천히 지나고, 이국적인 수생식물들이 옹기종기 자라나는 맑은 물가를 가만히 바라보다 보면 잠시 여기가 번잡한 부천 한복판이라는 사실을 까맣게 잊어버리게 된다. 특히 400년이라는 기나긴 모진 세월을 견뎌낸 올리브나무와 기이한 형태의 바오밥나무 앞에 서면 경이로운 자연의 생명력에 압도되어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느려지고 깊은 사색에 잠기게 된다. 430여 종에 달하는 2만 8,000본의 울창한 식물들은 그 자체로 도심 속 거대한 산소통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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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피아 수생식물원 내부(사진=트래블아이 최치선 기자)

그중에서도 총 길이 190m에 달하는 공중 보행로인 ‘스카이워크’는 수피아가 가진 최고의 하이라이트이자 공간의 묘미를 더해주는 핵심 코스다. 조금 전까지 아래에서 고개를 높이 들고 올려다보던 울창한 열대 식물들을, 이번에는 눈높이를 맞추거나 위에서 시원하게 내려다보며 걸을 수 있어 마치 아마존 열대우림의 거대한 숲 지붕을 탐험하는 듯한 독특한 입체감을 선사한다. 은은한 조명 아래 스카이워크를 걷는 연인들은 서로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내느라 여념이 없고, 호기심 가득한 눈망울의 아이들은 생전 처음 보는 신비로운 식충식물 앞에 멈춰 서서 눈을 커다랗게 떴다.

 

공중 산책을 마친 뒤 연결되는 2층 규모의 테마 카페와 휴쉼터는 지친 다리를 쉬어가기에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한 아지트다. 통유리창 너머로 식물원의 이국적인 전경이 한눈에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이곳에서 온몸이 짜릿해지는 시원한 수박주스나 부드러운 아이스크림을 손에 들고 있으면 천국이 따로 없다. 탁 트인 개방감 속에서 푸른 녹음을 바라보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은 일상에 찌든 스트레스를 하얗게 날려 보내기에 충분하다. 숨 막히는 무더위를 피해 쾌적하고 낭만적인 데이트를 즐기기에도, 홀로 찾아와 초록빛 가득한 창가에 기대어 조용히 사색과 힐링의 시간을 보내기에도 이보다 알맞은 장소는 찾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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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피아 정원 실내(사진=트래블아이 최치선 기자)

부천시 관계자는 “수피아는 단순하게 식물을 전시하고 관람하는 일차원적 공간을 넘어, 일상에 지친 도시민들에게 언제든 삶의 여유와 따뜻한 휴식을 제공하는 열린 생태 문화 공간”이라며 “최근에는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마다 밤 10시까지 야간 개장을 도입해 화려한 경관 조명과 어우러진 신비로운 밤의 숲을 보기 위한 관람객들의 사전 예약 문의가 폭발적으로 쇄도하고 있다”고 현장의 뜨거운 열기를 전했다. 

 

7호선 삼산체육관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있어 접근성까지 훌륭한 수피아는 사계절 내내 푸른 위로를 건네는 부천의 가장 아름다운 초록색 피난처이자 오아시스임이 틀림없다. 폭염이 길어지고 일상이 고단해질수록, 이 거대한 유리 온실이 품은 초록의 깊이는 더욱 다정하고 깊숙한 위로로 다가온다.


주말을 맞아 멀리 떠나지 않고도 완벽한 숲속 힐링을 만끽할 수 있는 방법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었다. 부천호수식물원 수피아는 콘크리트 빌딩 숲에 갇힌 현대인들에게 숲이 가진 위대한 치유의 힘을 가장 직관적으로 증명해 보이는 공간이다. 초록 잎사귀들이 뿜어내는 싱그러운 피톤치드 향을 들이마시며 스카이워크를 걷다 보면 마음의 온도가 한결 차분해짐을 느끼게 된다. 다가오는 주말,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위로가 필요하다면 망설임 없이 상동호수공원의 푸른 문을 두드려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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