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기차 한 칸이 하루 동안 가족의 객실이 됐다. 철도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과 가족들은 동해 바다를 품은 울진으로 향했고, 그 여정은 일터와 가정, 지역을 잇는 작은 여행이 됐다.
한국철도 강원본부는 7월 9일 직원 가족과 함께하는 ‘열차타고 한칸추억’ 가족공감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가족 초청 열차여행을 통해 행복한 일터와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강원본부 직원 가족과 주니어보드를 포함해 모두 32명이 참여했다.
여행지는 경북 울진군이었다. 울진은 강원특별자치도와 맞닿은 경북 동북단의 해안 지역으로, 동해와 산림, 온천, 계곡을 함께 품은 고장이다. 성류굴과 불영사계곡, 덕구온천, 백암온천, 망양정, 죽변항 일대 해안 풍경은 울진을 대표하는 여행 자원으로 꼽힌다. 이번 행사는 인구소멸 위기 지역을 찾아 지역 소비를 실천했다는 점에서 단순한 사내 복지 프로그램을 넘어 지역상생의 의미를 더했다.
참가자들은 울진군 소상공인이 운영하는 지역 맛집을 찾고, 지역 명소를 둘러보며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여행 중에는 ‘철도 지역상생 미션’과 ‘가족사연 라디오’도 진행됐다. 평소 일상에서는 꺼내기 어려웠던 고마움과 응원의 말이 열차 안팎에서 오갔다. 여행은 관광 일정에 머물지 않고, 가족과 동료가 서로의 시간을 이해하는 프로그램으로 이어졌다.
이번 행사에는 주니어보드도 함께했다. 주니어보드는 젊은 실무자들이 조직문화와 현장 의견을 나누는 내부 소통 창구다. 이들이 가족공감행사에 참여하면서 세대 간 대화와 조직 내 소통의 의미도 더해졌다. 철도 현장은 안전과 정시 운행을 위해 긴장을 놓기 어려운 일터다. 그 일터를 지탱하는 가족의 응원은 눈에 잘 보이지 않지만, 직원들에게는 가장 큰 버팀목이다.
김태락 한국철도 강원본부장은 “직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철도의 안전과 국민의 이동을 위해 책임감 있게 역할을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묵묵히 응원해주는 가족이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직장, 가족이 함께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직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울진을 선택한 것도 눈길을 끈다. 울진은 바다와 산, 온천을 모두 가진 여행지지만 수도권과 대도시 중심 관광 흐름에서는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아 왔다. 열차여행과 지역 명소 방문, 소상공인 소비를 연결한 이번 일정은 공공기관의 가족행사가 지역경제와 만나는 방식도 보여줬다.
‘열차타고 한칸추억’은 거창한 구호보다 작고 구체적인 실천에 가까웠다. 가족과 함께 열차를 타고, 지역 식당을 찾고, 울진의 길을 걸으며 하루를 나눴다. 철도가 사람을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수단이라면, 이날의 철도는 일터와 가족, 지역을 한 칸 안에 묶어주는 다리가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