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캄보디아와 베네수엘라 일부 지역의 ‘여행금지’가 풀렸다. 그러나 여행 가능 신호로 받아들이기에는 아직 이르다. 금지 문턱은 낮아졌지만, 해당 지역 대부분은 여전히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해야 하는 3단계 경보에 묶여 있다.
외교부는 9일 캄보디아와 베네수엘라 일부 지역에 내려졌던 여행경보 4단계, 여행금지 조치를 해제하고 3단계 출국권고로 조정했다. 지난해 10월 여행금지가 발령됐던 캄보디아 캄폿주 보코산 지역과 바벳시, 포이펫시가 대상이다. 캄보디아 현지에서 한국인을 상대로 한 감금 등 피해 신고가 올해 상반기 들어 전년 동기보다 크게 줄어든 점이 반영됐다.
이번 조정으로 캄보디아 여행경보 지형도는 달라졌다. 보코산 지역과 바벳시, 포이펫시, 시하누크빌시, 캄보디아와 태국 국경 50km 이내 지역은 3단계 출국권고가 유지된다. 시하누크빌주는 2단계 여행자제로 낮아졌고, 그 외 지역은 1단계 여행유의로 조정됐다. 태국 접경 7개 주에 내려졌던 특별여행주의보도 해제됐다.
베네수엘라도 변화가 있다. 술리아주, 타치라주, 아푸레주, 수크레주에 적용됐던 4단계 여행금지가 3단계로 내려갔다. 다만 베네수엘라는 전역이 3단계 출국권고 지역이다. 여행자는 항공권 가격이나 일정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현지 이동 경로, 체류 도시, 야간 이동 가능성, 통신 환경, 비상 연락망까지 확인해야 한다.
여행경보 3단계는 단순한 주의 단계가 아니다. 여행 예정자는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해야 하고, 현지 체류자는 긴요한 용무가 없으면 출국을 검토해야 한다. 4단계 여행금지는 방문과 체류 자체가 금지되는 단계다. 허가 없이 여행금지 국가나 지역을 방문하거나 머물 경우 여권법에 따라 형사처벌과 여권 행정제재를 받을 수 있다.
여행금지 지정은 일부 해제됐지만, 세계 곳곳의 고위험 지역은 여전히 닫혀 있다. 소말리아,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예멘, 리비아, 우크라이나, 수단, 아이티, 말리, 이란 등 10개 국가는 여행금지 기간이 2027년 1월 31일까지 연장됐다. 필리핀 남부 일부 지역, 미얀마 일부 지역, 러시아와 벨라루스의 우크라이나 접경 지역,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시리아 일부 지역 등 12개 지역도 같은 기간 여행금지가 유지된다.
정기 여행경보 조정에서는 네팔도 하향됐다. 지난 3월 신정부 출범 이후 정세가 안정되면서 바그마티주에 내려졌던 특별여행주의보가 해제됐고, 네팔 전역은 1단계 여행유의로 정리됐다. 반면 엘살바도르와 쿠바 등 15개국의 특별여행주의보는 90일 더 이어진다.
이번 조정의 핵심은 ‘여행 가능’이 아니라 ‘위험 수위 변화’다. 캄보디아와 베네수엘라 일부 지역의 문은 조금 열렸지만, 여행자의 안전 책임은 더 무거워졌다. 출발 전에는 반드시 국가별 여행경보를 다시 확인하고, 일정표보다 먼저 안전 동선을 점검해야 한다. 여행은 떠나는 순간보다, 돌아오는 순간까지 안전할 때 비로소 완성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