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강원의 힘찬 장단과 청주의 섬세한 춤결이 한 무대에서 만난다. 강원특별자치도립무용단이 오는 11일 오후 5시 청주예술의전당 대공연장에서 청주시립무용단 초청공연 ‘춤, 마음을 잇다’를 선보인다. 지역의 이름은 다르지만 무대 위 몸짓은 하나의 마음으로 이어진다.
이번 공연은 지역 간 문화예술 교류를 넓히고, 한국춤이 가진 깊이와 현재성을 함께 보여주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김진미 강원특별자치도립무용단 예술감독이 청주시립무용단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던 시절의 인연이 바탕이 돼 성사된 무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춤으로 맺은 시간이 다시 춤으로 돌아오는 자리다.
공연의 문은 청주시립무용단의 ‘연꽃부채’가 연다. 부채가 펼쳐지고 접히는 순간마다 한국무용 특유의 선과 호흡이 살아난다. 이어 강원특별자치도립무용단은 ‘고동, 맥을 깨우다’를 올린다. 김덕수제 설장구춤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장구를 멘 무용수들의 발디딤과 장단이 무대를 흔든다. 북소리처럼 뛰는 몸, 몸짓처럼 번지는 소리가 강원의 신명을 깨운다.
두 무용단은 이후 각자의 대표 레퍼토리를 차례로 선보이며 전통과 창작의 경계를 오간다. 한국춤의 아름다움은 고요한 손끝에만 있지 않다. 때로는 장단을 타고 치솟고, 때로는 부채의 곡선처럼 부드럽게 번지며, 때로는 오늘의 도시와 기술을 품은 새로운 장면으로 확장된다.
무대의 마지막은 청주시립무용단의 ‘직지 인더스트리 5.0’ 중 ‘칩속의 직지’가 장식한다. 청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 직지의 도시다. 이 작품은 기록문화의 상징인 직지를 반도체와 미래 산업의 이미지로 연결해 전통이 과거에 머물지 않는다는 사실을 춤으로 보여준다. 오래된 활자와 미래의 칩, 두 세계가 무대 위에서 겹쳐지는 장면은 청주라는 도시의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다.
청주시립무용단은 1995년 창단 이후 한국적인 미감과 창작성을 바탕으로 지역 문화예술의 중심축을 지켜왔다. 강원특별자치도립무용단 역시 강원의 자연과 역사, 민속적 정서를 춤으로 풀어내며 지역 예술의 폭을 넓혀왔다. 이번 무대는 두 단체가 서로의 색을 지우지 않고, 각자의 결을 살려 하나의 공연으로 엮어내는 자리다.
김진미 예술감독 겸 상임안무자는 “청주와의 소중한 인연을 바탕으로 한 무대에 설 수 있어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도 지역 간 문화예술 교류를 통해 한국춤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널리 알리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여행은 풍경만 보러 가는 일이 아니다. 한 도시의 극장에 앉아 그 지역의 춤을 만나는 일도 깊은 여행이 된다. 11일 청주예술의전당 무대에는 강원의 장단과 청주의 기억이 함께 오른다. 몸짓은 말을 대신하고, 장단은 지역을 건넌다. 그날 청주의 저녁은 춤으로 마음을 잇는 시간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