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꽃잎 한 장이 구례를 기억하는 기념품이 된다. 지리산 자락의 야생화와 압화 예술을 품은 한국압화박물관이 지역 문화산업을 키울 새 상품을 찾는다. 여행자가 손에 들고 돌아갈 ‘구례의 물건’을 만드는 공모전이다.
전남 구례군은 한국압화박물관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지역 문화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한국압화박물관 굿즈 공모전’을 연다. 공모 대상은 야생화를 활용한 상품화 역량을 갖춘 개인 또는 사업자다. 생활용품, 공예품, 문구류 등 압화와 보존화를 활용한 상품이면 참여할 수 있다.
접수는 8월 10일부터 14일까지 5일간 진행된다. 작품은 우편 또는 직접 방문 방식으로 제출하면 된다. 접수된 작품은 관련 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 평가를 거쳐 최종 수상작이 가려진다. 수상작에는 총 500만 원 규모의 작품매입비가 지급되며, 선정된 작품은 한국압화박물관 홍보물품과 구례군 기념품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한국압화박물관은 구례 농업기술센터 일원에 자리한 압화 전문 문화공간이다. 압화는 꽃과 잎, 줄기 등을 눌러 말린 뒤 자연의 색과 형태를 살려 그림처럼 구성하는 예술이다. 물감 대신 꽃잎과 나뭇잎이 색을 만들고, 줄기와 껍질이 선을 만든다. 지리산 야생화의 섬세한 빛깔이 작품 속에서 오래 머무는 방식이다.
박물관에는 대한민국압화대전 수상작을 비롯해 국내외 압화 작품이 전시돼 있다. 압화 다이어리, 손거울, 열쇠고리 등을 만들어보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돼 가족 여행객과 체험형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진다. 이번 공모전은 전시장에서 보던 압화를 일상 속 물건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구례는 오래전부터 야생화와 압화를 지역 문화자원으로 키워왔다. 봄이면 산수유와 섬진강 벚꽃이 여행객을 부르고, 지리산 자락에서는 계절마다 다른 야생화가 피어난다. 압화는 이 꽃들을 순간의 풍경으로 남기지 않고 오래 간직하게 만든다. 그래서 구례의 압화 상품은 단순한 기념품을 넘어 지역의 계절과 풍경을 담는 매개가 된다.
공모전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관광지는 점점 ‘무엇을 봤는가’에서 ‘무엇을 가져가는가’로 경험의 폭을 넓히고 있다. 여행지에서 산 작은 물건 하나가 다시 그 지역을 떠올리게 한다. 구례군은 한국압화박물관의 정체성을 살린 상품을 발굴해 관광객의 기억 속에 남는 지역 브랜드로 키우려 한다.
장길선 구례군수는 “이번 공모전을 통해 야생화를 활용한 특별한 매력을 담은 창의적인 굿즈들이 많이 발굴되기를 기대한다”며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가진 개인과 사업자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
공모전 세부 모집 요강과 접수 방법은 구례군농업기술센터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농업자원팀으로 하면 된다.
구례의 꽃은 피고 지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누르고 말린 꽃잎은 작품이 되고, 작품은 다시 여행자의 손에 쥐어질 상품이 된다. 한국압화박물관 굿즈 공모전은 지리산 야생화와 구례의 문화산업을 잇는 작은 출발점이다. 좋은 기념품 하나가 여행의 기억을 오래 붙잡듯, 구례는 꽃잎으로 지역의 이름을 더 오래 남기려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