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인공파도가 치솟자 관중석이 먼저 흔들렸다. 보드 위에 선 서퍼가 물살을 가르며 공중으로 튀어 오르는 순간, 시흥 거북섬 웨이브파크는 바다가 아닌 경기장이 됐다. 회전과 착지가 이어질 때마다 탄성이 터졌고, 여름의 열기는 파도 위에서 가장 먼저 달아올랐다.
‘2026 WSL 시흥 코리아 오픈 국제서핑대회’가 3일 경기도 시흥 거북섬 웨이브파크에서 막을 올렸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호주, 일본, 프랑스 등 16개국 선수들이 참가한 이번 대회는 5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경기 종목은 숏보드 남녀부 QS 6000과 롱보드 남녀부 LQS 1000으로, 세계 서핑 무대 진출을 노리는 선수들에게는 중요한 관문이다.
웨이브파크의 인공파도는 바다의 변덕을 기다리지 않는다. 일정한 파도 속에서도 승부는 단순하지 않았다. 선수들은 물의 속도와 높이를 짧은 순간에 읽어냈고, 보드의 각도를 바꾸며 회전 기술을 이어갔다. 파도에 올라탄 뒤 균형을 잃지 않고 착지하는 장면마다 관중들은 휴대전화를 들어 올렸다. 물보라가 흩어지는 순간이 그대로 여름 여행의 장면이 됐다.
이번 대회는 총상금 1억3000만원 규모로 열린다. 국내에서 국제 서핑대회를 관람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시흥 거북섬은 수도권에서 접근하기 쉬운 해양레저 거점으로 성장해 왔다. 바다를 보러 멀리 떠나지 않아도, 인공파도와 수변 산책로, 카페와 공연이 한데 모이는 도시형 해양관광지로 자리 잡는 중이다.
대회장 분위기는 스포츠와 여행의 경계에 있었다. 선수들의 기술을 보러 온 관람객도 있었고, 주말 나들이로 거북섬을 찾았다가 경기장 앞에 발길을 멈춘 시민도 있었다. 아이들은 물보라가 튀는 장면에 환호했고, 젊은 관람객들은 경기 흐름을 따라 이동하며 사진과 영상을 남겼다. 서핑은 더 이상 멀리 있는 바다의 전유물이 아니었다.
거북섬의 하루는 경기로 끝나지 않는다. 해가 기울면 ‘2026 시흥 써머비트 페스티벌’이 이어진다. 버스킹과 거리공연, 문화공연, 먹거리와 체험 프로그램이 대회장 주변을 채우며 낮의 파도는 밤의 음악으로 바뀐다. 경기장을 빠져나온 관람객은 수변을 따라 걸으며 공연을 보고, 먹거리를 즐기고, 여름밤의 분위기를 이어간다.
시흥시는 이번 대회를 거북섬 해양축제의 중심 행사로 키우고 있다. 낮에는 세계 수준의 서핑 경기를 보여주고, 밤에는 누구나 머물 수 있는 축제장을 여는 방식이다. 관람객 입장에서는 경기 관람, 수변 산책, 공연, 먹거리까지 하루 코스로 엮을 수 있다. 수도권 당일치기 여행지로 거북섬이 가진 장점도 이 지점에서 살아난다.
시흥 거북섬은 이번 주말 파도와 음악이 함께 흐르는 무대가 된다. 인공파도 위에서는 세계 서퍼들의 승부가 펼쳐지고, 해가 지면 거리의 공연과 축제가 사람들을 붙잡는다. 5일까지 이어지는 2026 WSL 시흥 코리아 오픈은 서핑을 경기로 보고, 거북섬을 여행지로 다시 보게 만드는 여름의 장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