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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게리의 파도, 아부다비에 뜬다

사디야트 아일랜드에 2030년 초대형 공연예술기관 개관

오페라·발레·연극 품은 ‘예술의 집’, 문화도시의 새 축

서동휘 기자
게리의 파도, 아부다비에 뜬다

[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아부다비가 다시 한 번 세계 문화지도의 중심을 겨냥했다. 루브르 아부다비가 바다 위 돔으로 시선을 끌었다면, 이번에는 고(故)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거대한 공연예술기관이 사디야트 아일랜드에 들어선다. 이름은 ‘다르 알 푸눈 아부다비’. 아랍어로 ‘예술의 집’을 뜻하는 이 공간은 2030년 개관을 목표로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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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건축 대규모 문화예술센터 (제공=아부다비 문화관광부)

건물은 한 장의 천이 바람과 음악에 흔들리는 듯한 형태로 구상됐다. 게리 특유의 곡선과 비정형의 덩어리가 무대의 리듬을 따라 움직이는 인상을 만든다. 외관은 닫힌 기념비보다 열린 무대에 가깝다. 투명한 정면부는 안팎의 경계를 낮추고, 공연장이라는 이름이 주는 엄숙함보다 도시와 관객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장면을 앞세운다.

 

규모도 압도적이다. 2000석이 넘는 다목적 공연 홀을 중심으로 3500석 규모 야외 원형극장, 400석 스튜디오 극장, 250석 재즈 공연장이 함께 조성된다. 전체 수용 규모는 6000석을 넘어선다. 클래식 콘서트와 오페라, 발레, 연극, 뮤지컬, 재즈, 축제형 공연까지 한 곳에서 이어질 수 있는 구조다. 단순히 공연을 올리는 극장이 아니라, 하루 종일 머물며 예술과 식음, 산책을 함께 즐기는 복합 문화 목적지로 짜이고 있다.

 

아부다비가 이 공간에 거는 기대는 분명하다. 세계적인 예술 단체와 장기 투어 파트너십을 맺고, 예술가 거주 프로그램과 공동 제작을 통해 지역 창작 생태계를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완성되면 다르 알 푸눈은 해외 유명 작품을 들여오는 창구를 넘어, 중동과 세계 예술가가 만나는 제작 플랫폼으로 기능하게 된다. 지역 예술가에게는 국제무대와 연결되는 통로가 되고, 여행자에게는 아부다비의 밤을 바꾸는 새 목적지가 된다.

 

이 프로젝트의 무대인 사디야트 아일랜드는 이미 거대한 문화 실험장이다. 루브르 아부다비를 시작으로 자이드 국립박물관, 자연사박물관 아부다비, 팀랩 페노메나 아부다비, 개관을 앞둔 구겐하임 아부다비까지 세계적 문화기관이 한데 모인다. 바다와 박물관, 건축과 공연이 가까운 거리에서 이어지는 구조는 아부다비 여행의 성격도 바꿔놓고 있다. 쇼핑과 리조트 중심의 중동 여행에서 벗어나, 예술을 따라 걷는 도시 여행이 가능해지는 셈이다.

 

게리는 빌바오 구겐하임과 월트디즈니 콘서트홀로 도시의 표정을 바꾼 건축가다. 그의 건축은 건물 하나를 세우는 데 그치지 않고, 도시가 기억되는 방식을 바꿔왔다. 다르 알 푸눈 아부다비 역시 그런 계보 위에 놓인다. 사막과 바다 사이, 유리와 곡선의 무대가 완성되는 2030년이면 아부다비는 박물관의 도시를 넘어 공연예술의 도시로 한 걸음 더 나아가게 된다.


사디야트 아일랜드의 변화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낮에는 박물관을 걷고, 해질 무렵 바다를 바라보다가 밤에는 게리의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여행. 아부다비가 준비하는 2030년의 풍경은 건축을 보는 여행에서 예술을 살아보는 여행으로 방향을 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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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리 건축 대규모 문화예술센터 (제공=아부다비 문화관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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