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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버린 어린이대공원에 ‘AI’ 안전 심는다

서울시설공단, 대학생 대상 AI 서비스 공모전 개최

9개 대학 연구진 뭉쳐 미래형 스마트 공원 구축

김보라 기자
늙어버린 어린이대공원에 ‘AI’ 안전 심는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오래된 놀이기구의 추억이 깃든 서울어린이대공원이 최첨단 인공지능과 만나 ‘생각하는 공원’으로 다시 태어난다. 동물원과 식물원, 롤러코스터가 어우러진 도심 속 아날로그 쉼터가 청년들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학계의 첨단 기술을 흡수해 미래형 스마트 관광지로 변신을 꾀하는 것이다. 단순히 오래된 놀이공원을 보수하는 차원을 넘어, 방문객의 행동을 예측하고 스스로 안전을 지키는 지능형 공공 인프라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겠다는 각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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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 아이디어 공모전(제공=서울시)

서울시설공단은 전국의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서울어린이대공원의 미래를 바꿀 AI 기반 서비스 아이디어 공모전을 본격 개최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반세기 역사를 지닌 공원 현장에 실제 즉각 도입할 수 있는 실무형 첨단 서비스를 발굴하기 위해 마련됐다. 공모 분야는 시민의 생명과 직결된 ‘안전’, 관람의 질을 높이는 ‘이용 편의 및 콘텐츠’, 그리고 경계 없는 상상력을 펼칠 수 있는 ‘자유 주제’ 등 총 3개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된다.

 

공원 내부에서 벌어지는 시민의 하루를 통째로 바꿀 수 있는 아이디어가 핵심 타깃이다. 주말마다 인산인해를 이루는 방문객들의 동선 안내와 실시간 혼잡도 예측은 물론, 미아 발생을 원천 차단하는 어린이 안전관리 시스템, 인공지능 공원 도슨트 해설, 노후 시설물의 선제적 점검 등이 대표적이다. 나아가 이동이 불편한 장애인과 노약자를 위한 맞춤형 모빌리티 지원이나, 개인의 취향을 저격하는 증강현실(AR) 기반 체험 콘텐츠까지 공원이라는 거대한 캔버스 위를 채울 첨단 기술이라면 무엇이든 제안할 수 있다.

 

참가 자격은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가진 대한민국 대학생과 대학원생이라면 누구나 가능하다. 홀로 뚝딱 기획안을 짜는 개인 참여는 물론, 뜻이 맞는 친구들끼리 최대 4인까지 팀을 구성해 도전장을 던질 수도 있다. 접수 마감 시한은 오는 8월 12일까지로, 전용 공모전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서와 기획 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공단은 날카로운 서류 심사와 프레젠테이션 발표 심사를 거쳐 세상에 바뀔 최종 수상작 4편을 엄선할 계획이다. 총상금 400만 원이 걸린 이번 공모전의 수상작들은 한낱 서랍 속 보고서로 끝나지 않고, 향후 공단의 실제 사업화를 위한 핵심 기초 자료로 적극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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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공원(제공=서울시)

광진구 능동의 중심에 둥지를 튼 서울어린이대공원은 1973년 어린이날 첫 문을 연 이래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서울 시민들의 고향 같은 가족형 공원이다. 무려 53만여㎡에 달하는 드넓은 부지 속에 푸른 숲과 동물원, 식물원, 다채로운 공연 시설이 집약되어 있어 매년 수백만 명의 나들이객이 몰려든다. 유동 인구가 엄청나고 방문 목적이 세대별로 제각각인 만큼, 인공지능 기술을 시험하고 데이터를 축적하기에 이보다 더 완벽한 ‘리빙랩(생활 속 실험실)’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실제로 공단의 이번 움직임은 단순한 일회성 이벤트에 그치지 않는다. 서울대를 비롯해 카이스트, 한양대, 경희대 등 국내 최고 수준의 9개 대학 AI 연구진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도시 안전 관제, 시설 인프라 관리, 로봇 자율주행, 데이터 기반 AI 분야의 공동 연구를 동시다발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미 일부 대학과는 공원 현장을 거대한 테스트베드로 삼아 실제 기술을 검증하는 실증 사업과 정부의 대형 R&D 국책 과제 연계까지 심도 있게 논의하고 있다. 굳게 닫혀 있던 공공시설을 민간과 학계의 기술 검증 무대로 활짝 열어젖힌 셈이다.

 

여행자의 눈으로 바라본 미래의 어린이대공원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목적지다. 앞으로의 공원은 벤치에 앉아 쉬다 가는 정적인 공간을 넘어, 나만을 위한 맞춤형 비서로 진화한다. 유모차를 끈 초보 부모에게는 계단이 없고 덜 붐비는 쾌적한 유모차 동선을 실시간으로 짚어주고, 다리가 불편한 어르신에게는 가장 가까운 쉼터와 카트 이동 경로를 안내한다. 한국이 낯선 외국인 배낭여행객에게는 그의 모국어로 들리는 생생한 동물 해설과 스탬프 투어 콘텐츠를 띄워준다. 기술이 인간을 배려할 때, 공간은 더 조용하고 오래 머물고 싶은 친절한 낙원이 된다.

 

한국영 서울시설공단 이사장은 이번 대형 프로젝트의 출범에 대해 강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영 이사장은 “이번 시도는 단순히 공원에 첨단 IT 기술 몇 개를 설치하는 지엽적인 수준을 뛰어넘는 혁신”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서울의 핵심 도시 인프라를 청년들과 학계가 마음껏 뛰어놀며 기술을 검증하는 열린 실험장으로 제공하는 것이 진짜 목적”이라며 “현장 중심의 강력한 민·관·학 협력 체계를 가동해, 서울어린이대공원을 전 세계가 주목하는 첨단 스마트 공원의 표준으로 키워내겠다”고 포부를 굳건히 밝혔다.

 

지하철역을 나와 문을 들어서면 마주하던 어린이대공원은 누구에게나 어린 시절의 아련한 낭만을 소환하는 공간이다. 하지만 역사가 깊다고 해서 낡은 구식으로 머물러 있을 필요는 없다. 수십 년간 아이들이 밟고 뛰놀던 흙길 위로 촘촘한 디지털 데이터가 쌓이고, 이용객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영리한 기술이 옷을 입을 때 공원은 가장 젊고 역동적인 공간으로 회춘한다. 올여름 푸른 녹음 속에서 시작될 대학생들의 끝없는 상상력은, 투박했던 서울의 공공 공간이 다음 세대를 위한 글로벌 미래 관광지로 점프하는 역사적인 첫 장면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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