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어둡고 침침해 발걸음을 재촉하게 만들던 원도심의 유휴 지하보도가 세련된 감성의 도심 속 문화·예술 거점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안양시는 지난 25일 안양1동 행정복지센터 앞 현장에서 최대호 안양시장을 비롯해 지역 주민, 청년 예술가들이 참석한 가운데 지하보도 환경정비사업의 결실인 ‘일번가 아래 갤러리’ 개관식을 열고 시민들에게 본격적으로 공개했다. 통행 목적에만 머물렀던 삭막한 공간에 조명과 디자인을 입혀 일상 속 융복합 예술 공간으로 재탄생시킨 기분 좋은 공간 쇄신 사례다.
이번에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한 ‘일번가 아래 갤러리’는 안양1동 행정복지센터 전면부터 일번가 공영주차장 삼거리까지 길게 이어지는 길이 100m, 폭 3m 규모의 유휴 지하보도 구간에 들어섰다. 그동안 노후화가 진행되면서 주민들의 기피 공간으로 여겨지기도 했던 이곳은 대대적인 환경정비 작업을 통해 완벽한 미적 변신을 이뤄냈다.
기존의 낡고 바랜 시설물들을 과감히 철거한 자리에는 밤낮으로 은은하고 감성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고보 조명과 파노라마 라인 조명이 정교하게 설치됐다. 통행인들의 시각적 편안함을 배려한 조도 설계가 돋보인다. 특히 지하 공간이 지닌 고질적인 취약점인 습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벽면과 천장, 바닥 전반에 수분에 강한 고기능성 마감재와 시설물을 도입하는 등 내구성에도 깊은 공을 들였다.
지하보도 양쪽 벽면을 가득 채운 오픈형 갤러리는 통행하는 시민들이 출퇴근길이나 산책길에 자연스럽게 시각 예술 작품을 향유할 수 있도록 동선을 유도한다. 이 예술적 터널의 첫 출발을 장식하는 개관 전시의 주제는 ‘공간의 반전과 확장’이다. 단순한 통로로 방치됐던 물리적 공간을 문화예술의 렌즈로 재해석함으로써 일상 공간이 가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과 가치를 시민들과 함께 발견하자는 묵직한 메시지를 담았다.
이번 전시의 진정한 가치는 지역 대학과 청년들이 손을 잡고 공공의 공간을 함께 완성했다는 연대의 의미에 있다. 전시장에는 안양 지역의 연성대학교 시각디자인과 학생들이 참여해 세계적인 건축가 33인의 기념비적인 건축 작품들을 창의적이고 감각적인 인포그래픽 예술로 재해석한 작품 33점이 정연하게 걸렸다. 청년 디자이너들만의 거침없고 신선한 시선이 공공의 지하 통로에 고스란히 녹아들며, 이곳을 지나는 관람객들에게 뜻밖의 영감과 세련된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개관식 현장에는 안양1동 주민자치회를 주축으로 시·도의원, 그리고 이번 전시의 주역인 연성대학교 학생들과 지도교수 등 30여 명이 한자리에 모여 리본을 끊고 새로운 문화공간의 탄생을 축하했다.
안양시는 이번 ‘일번가 아래 갤러리’의 성공적인 개관을 발판 삼아, 앞으로도 원도심 곳곳에 숨어 있는 노후 유휴공간을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공공디자인 공간으로 지속해서 전환해 나갈 구체적인 방침을 세웠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단순한 통행로 역할에 그쳤던 지하보도를 예술과 창의적인 디자인이 끊임없이 흐르는 열린 전시 공간으로 바꾼 것은 공간 복지의 모범적인 사례”라며 “앞으로도 시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피부로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공공디자인 사업을 다각도로 펼쳐 도시 공간의 품격과 시민의 삶의 질을 한층 더 높여나가겠다”고 전했다.
주민들의 외면을 받던 지하 통로에서 문화의 향기가 피어나는 반전의 공간으로 거듭난 일번가 아래 갤러리는 안양의 새로운 약속의 통로가 될 준비를 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