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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시드니만 보고 돌아왔다면 반쪽 여행

호주가 숨겨둔 ‘최고의 소도시’ 공개

키아마·굴공·브로크, 2026 NSW 관광도시 선정

로드트립으로 만나는 진짜 호주의 풍경

서동휘 기자
시드니만 보고 돌아왔다면 반쪽 여행

[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와 하버브리지, 달링하버를 둘러본 여행이 호주의 전부라고 생각했다면 절반만 본 셈이다. 자동차로 두세 시간만 달리면 파도가 절벽을 뚫고 치솟는 해안마을, 골드러시의 시간이 멈춘 거리, 포도밭과 와이너리가 이어지는 한적한 시골마을이 차례로 모습을 드러낸다. 뉴사우스웨일즈(NSW)주가 올해 가장 매력적인 관광 소도시를 선정하면서 시드니 근교 로드트립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즈주관광청은 최근 ‘2026 NSW 탑 투어리즘 타운 어워즈(Top Tourism Town Awards)’ 수상지를 발표했다. 이 상은 단순히 유명 관광지를 선정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지역 주민과 여행객이 함께 만들어낸 관광 경쟁력, 지역 고유의 역사와 문화, 체류형 관광 기반, 지속가능한 관광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해마다 최고의 관광도시를 선정한다. 올해 심사는 인구 규모에 따라 대형 도시, 중소도시, 소규모 마을 등 세 부문으로 나눠 진행됐다. 여기에 실제 방문객이 직접 투표하는 \'NRMA 피플스 초이스 어워드\'를 별도로 운영해 여행자의 만족도까지 반영했다. 유명세보다 여행의 완성도와 지역의 개성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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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마 블로우홀 포인트(Kiama Blowhole Point), 호주 뉴사우스웨일즈주(제공=호주뉴사우스웨일즈주관광청)

가장 큰 관심을 받은 대형 도시 부문에서는 시드니 남쪽 해안도시 키아마(Kiama)가 금상을 차지했다. 이어 미식과 와인으로 이름난 오렌지(Orange)가 은상과 함께 인기상을 동시에 수상했고, 해양레저와 문화도시로 성장한 울런공(Wollongong)이 동상을 받았다.


중소도시 부문에서는 골드러시 시대의 풍경을 간직한 굴공(Gulgong)이 정상에 올랐다. 자연경관이 뛰어난 글로스터(Gloucester)가 은상, 철도문화유산으로 유명한 서럴미어(Thirlmere)가 동상을 받았으며, 쇼얼베이(Shoal Bay)는 여행객 투표에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아 인기상을 수상했다.


소규모 마을 부문에서는 헌터밸리의 숨은 와인마을 브로크(Broke)가 금상을 거머쥐었다.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밀소프(Millthorpe)는 은상과 인기상을 동시에 받았고, 뉴사우스웨일즈와 퀸즐랜드 경계에 자리한 문긴디(Mungindi)가 동상을 차지했다.


세 부문 금상 수상지인 키아마, 굴공, 브로크는 올해 말 캔버라에서 열리는 호주 전국 탑 투어리즘 타운 어워즈에 뉴사우스웨일즈 대표로 참가한다.


바다가 하늘로 솟구치는 도시, 키아마

이번 시상에서 가장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곳은 단연 키아마다. 시드니 도심에서 남쪽으로 약 120㎞, 자동차로 2시간 정도면 도착하는 해안도시다.


키아마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것은 거대한 블로우홀(Blowhole)이다. 수천만 년 동안 파도와 화산지형이 만들어낸 천연 분출구로, 높은 파도가 밀려들면 최고 30m 가까운 물기둥이 굉음과 함께 솟구친다. 도시 이름인 키아마 역시 원주민 언어로 \'바다가 큰 소리를 내는 곳\'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키아마 코스트 워크(Kiama Coast Walk)는 뉴사우스웨일즈를 대표하는 해안 트레일 가운데 하나다. 푸른 태평양과 초원, 등대를 한 번에 감상할 수 있어 현지인들도 즐겨 찾는다. 매주 열리는 농산물 직거래 마켓과 오래된 헤리티지 건물, 카페 거리까지 더해져 하루가 짧게 느껴질 정도다.


골드러시의 시간이 멈춘 마을, 굴공

중소도시 부문 금상에 오른 굴공은 호주 개척 시대의 분위기를 가장 잘 간직한 곳 가운데 하나다.

19세기 골드러시 당시 번성했던 마을답게 붉은 벽돌 건물과 목조 상점, 오래된 호텔과 우체국이 지금도 당시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호주의 대표 작가 헨리 로슨의 생가와 박물관도 있어 문학기행지로도 유명하다.


마을을 천천히 걷다 보면 관광지라기보다 시간이 멈춘 영화 세트장을 걷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인근 머지(Mudgee)는 호주를 대표하는 와인 산지여서 와이너리 투어와 함께 둘러보기에도 좋다.


헌터밸리의 숨은 보석, 브로크

소규모 마을 부문 정상에 오른 브로크는 화려함보다 여유가 먼저 떠오르는 곳이다. 헌터밸리에서도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지역이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조용한 와인 여행을 원하는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대형 관광형 와이너리보다 가족이 운영하는 부티크 와이너리가 많아 와인메이커와 직접 이야기를 나누며 시음을 즐길 수 있다. 유기농과 바이오다이내믹 농법을 실천하는 와이너리도 적지 않아 프리미엄 와인 애호가들에게는 이미 유명한 여행지다.


마을 주변으로는 세계유산인 옌고 국립공원(Yengo National Park)이 펼쳐져 있어 드라이브 코스 역시 빼어나다. 포도밭과 붉은 사암 절벽이 이어지는 풍경은 헌터밸리의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다.


시드니 밖에서 만나는 진짜 호주

최근 호주 여행은 시드니와 멜버른 중심의 도시 관광에서 벗어나 지역 소도시를 천천히 둘러보는 체류형 여행으로 변화하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즈는 해안과 와인 산지, 국립공원, 역사마을이 자동차 이동 거리 안에 이어져 있어 로드트립 여행지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과 직항편이 많은 시드니를 출발점으로 삼으면 키아마와 헌터밸리, 블루마운틴, 센트럴코스트 등을 자유롭게 연결할 수 있어 개별 여행객들의 만족도도 높다. 특히 렌터카 여행이 보편화된 호주에서는 목적지를 정해 달리는 것보다 길 위에서 새로운 마을을 발견하는 과정 자체가 여행의 즐거움으로 꼽힌다.


나탈리 갓워드 뉴사우스웨일즈주 관광협회 CEO는 "이번 어워즈는 지역 주민들이 함께 만들어온 관광 경쟁력과 숨은 소도시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의미 있는 행사"라며 "도심을 벗어나 로드트립을 떠나면 뉴사우스웨일즈의 진짜 매력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폴 데이비스 NRMA 파크스 앤 리조트 CEO도 "방문객들이 직접 선택한 인기상은 여행 만족도를 가장 잘 보여주는 결과"라며 "지역 관광과 지역경제가 함께 성장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시드니를 여러 번 다녀왔더라도 이번에는 방향을 조금만 바꿔보자. 파도가 솟구치는 키아마, 시간이 멈춘 굴공, 와인 향이 흐르는 브로크까지 이어지는 길 위에서 호주의 또 다른 얼굴이 기다리고 있다. 유명 관광지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유와 사람 냄새, 그리고 지역의 이야기가 여행을 더욱 깊고 오래 기억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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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월드(제공=뉴사우스웨일즈주관광청)

 

[여행메모] 시드니 근교 200% 즐기기 가이드

교통편 및 접근성: 금상 수상지인 키아마는 시드니에서 차량으로 약 2시간 거리로 주말 당일치기나 1박 2일 여정에 가장 적합하다. 굴공과 브로크 등 내륙 및 와인 산지를 온전히 경험하려면 자유로운 이동이 가능한 렌터카 로드트립을 전폭적으로 추천한다. 호주는 운전석이 우측에 있으므로 역방향 주행에 사전 주의가 필요하다.

 

추천 여행 코스: 해안의 역동적인 수상 액티비티와 풍경을 선호한다면 시드니~울릉공~키아마로 이어지는 사우스 코스트 해안 도로 코스가 제격이다. 미식과 와인, 아날로그적인 역사 탐방을 원한다면 헌터밸리 브로크의 와이너리를 거쳐 머지 지역의 굴공으로 향하는 내륙 문화 테마 코스를 추천한다.

 

여행 적기와 팁: 뉴사우스웨일즈주는 사계절 내내 온화한 기후를 자랑하지만, 청정 해변과 야외 로컬 마켓, 국립공원 트레킹을 쾌적하게 즐기려면 현지 봄과 가을 시즌이 가장 이상적이다. 브로크 등 부티크 와이너리를 방문할 때는 사전 예약이 필수적인 경우가 많으니 출발 전 공식 홈페이지 확인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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