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예술과 미식의 나라 프랑스의 심장부가 온통 한국의 빛깔로 물들었다. 현지를 뒤흔들고 있는 K-팝과 K-드라마의 열기를 넘어 이제는 한국의 고유한 전통 미학과 뷰티, 역사적 유산이 프랑스인들의 여행 세포를 본격적으로 자극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관광공사는 한·불 수교 140주년이라는 역사적인 외교 계기를 맞아 지난 10일부터 이틀간 프랑스 파리와 남동부 거점 도시 리옹에서 \'2026 프랑스 B2B 트래블마트\'를 개최하고 유럽발 방한 관광객 유치 가속화에 나섰다. 이번 행사는 단순히 한국을 알리는 일회성 홍보를 넘어 현지 K-컬처 트렌드를 실질적인 한국행 비행기 티켓 구매로 전환하기 위해 기획됐다. 관광공사는 국내 여행사, 지방자치단체, 항공사 등 한국 측 11개 핵심 기관과 함께 파리를 넘어 리옹까지 영토를 확장하며 유럽 여행업계와의 다각적인 네트워크 구축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번 교역전의 백미는 행사 첫날 파리에서 펼쳐진 이색적인 세일즈 무대였다. 관광공사는 유럽 최대 아시아 전문 국립 박물관으로 명성이 높은 ‘국립 기메 동양 박물관’을 통째로 비즈니스의 장으로 활용하는 파격을 선보였다. 마침 박물관에서는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K-뷰티: 한국의 미(美)’와 ‘신라-황금과 신성’이라는 대형 특별전이 한창 열리고 있어 홍보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특히 30년간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해 온 프랑스의 대표적 지한파 작가 줄리엣 모리오(Juliette Morillot)가 직접 도슨트로 나서 프랑스인들의 눈높이에 맞춘 깊이 있는 해설로 신라의 황금 문화와 한국의 미를 소개해 현지 업계 관계자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전시장 한편에는 고품격 한식 케이터링과 첨단 기술을 활용한 피부 진단 등 K-뷰티를 직접 경험하는 오감 만족형 체험존이 마련돼 문전성시를 이뤘다.
파리와 리옹에서 양일간 진행된 비즈니스 상담회는 철저하게 현지 맞춤형 방식으로 전개돼 실질적인 성과를 이끌어냈다. 파리 행사에서는 바이어와 셀러 간 사전 매칭을 통해 깊이 있는 1대1 상담이 밀도 있게 진행됐으며, 리옹에서는 현지 바이어들이 한국 측 상담 부스를 순차적으로 방문해 도장을 받는 \'스탬프 랠리\' 방식을 도입해 참여율을 비약적으로 끌어올렸다.
이어진 한국관광 설명회에서는 관광공사 파리지사의 구체적인 방한 상품화 지원 계획과 공동 마케팅 추진 방향이 공유됐다.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한국계 유명 유튜버 ‘파리지앙 2세’가 특별 연사로 단상에 올라 프랑스인의 시선과 정서로 바라본 한국의 숨은 매력과 트렌디한 여행지를 생생하게 소개해 참가자들의 큰 공감을 얻었다.
프랑스 현지 여행업계 역시 이번 행사에 높은 만족감을 표시했다. 파리의 한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기메 박물관이라는 상징적인 공간에서 신라의 황금 유물과 현대의 K-뷰티를 동시에 경험한 것은 매우 경이로운 순간이었다"라며 "단순히 서울을 여행하는 상품을 넘어 한국의 역사와 뷰티, 미식을 결합한 고품격 테마 상품을 고대하던 현지 고객들에게 훌륭한 답안지가 될 것"이라고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정선화 한국관광공사 파리지사장은 “한·불 수교 140주년이라는 중요한 외교적 순간을 기회로 삼아 프랑스 관광업계와의 네트워크를 한층 더 견고하게 다졌다”라며 “이번 트래블마트를 통해 현장에서 성사된 약 160건의 비즈니스 상담을 발판 삼아 유럽인들의 취향을 저격할 다채로운 신규 방한 상품을 개발하고, 유럽 내 방한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도모하겠다”라고 구체적인 비전을 밝혔다.
멀고 먼 동양의 나라로만 인식되던 한국은 이제 프랑스인들에게 가장 트렌디하고 깊이 있게 탐험하고 싶은 \'워너비 여행지\'로 우뚝 섰다. 파리의 고풍스러운 박물관에서 시작해 리옹의 비즈니스 무대로 이어진 이번 트래블마트는 유럽 시장에 새로운 방한 관광의 이정표를 세웠다. 한 수 위 고품격 문화 예술을 앞세운 한국의 역동적인 날갯짓이 유서 깊은 프랑스 여행업계를 관통하며 올 한 해 얼마나 많은 유럽 여행객들을 한반도로 이끌어올지 교역전 현장의 뜨거운 열기가 증명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