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경남의 오래된 이야기들이 짧고 강한 영상으로 다시 태어난다. 마을에 전해 내려온 설화, 바닷길에 남은 유배의 기억, 성곽과 골목에 묻힌 역사가 10~20분짜리 미드폼 콘텐츠의 소재가 된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지역 소재 스토리를 활용한 영상콘텐츠 제작을 지원하는 ‘2026 경남CKL 로컬 스토리 미드폼 제작지원’ 사업의 참여기업을 오는 7월 9일까지 모집한다. 이번 사업은 경남콘텐츠코리아랩을 중심으로 지역 콘텐츠 기업의 제작 역량을 키우고, 경남 문화자원의 가치를 영상으로 확산하기 위해 추진된다.
지원 대상은 경남도 내 사업장을 보유한 콘텐츠 기업이다. 업력 제한은 없다. 선정 규모는 총 2개 과제이며, 과제당 9000만 원에서 1억 원까지 제작비를 지원한다. 지원 분야는 실사 기반 미드폼 영상콘텐츠다. 영상 길이는 10~20분 안팎으로, 짧은 호흡이지만 완성도 있는 서사를 담아낼 수 있는 형식이다.
주제는 지역 활성화와 연결되는 경남의 이야기다. 공포, 역사, 유배지, 지역설화 등 지역의 장소와 기억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가 대상이다. 남해의 유배문학, 김해의 가야 역사, 통영과 한산도에 남은 해전의 기억, 산청과 함양의 선비문화, 거제와 창녕 곳곳에 남은 전설은 모두 영상으로 확장될 수 있는 자산이다. 오래된 이야기는 낡은 소재가 아니라, 지역을 새롭게 보이게 하는 원천이다.
이번 지원은 단순한 제작비 보조에 머물지 않는다. 기획, 촬영, 편집 등 제작 과정 전반과 시사회, 상영회, 온라인 공개, 홍보에 필요한 비용까지 폭넓게 지원한다. 콘텐츠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지역 인력과 시설을 활용하고, 지역 문화자원과 촬영지를 연결하면 경남의 콘텐츠 생태계에도 직접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미드폼은 최근 영상 시장에서 주목받는 형식이다. 숏폼보다 깊고, 장편 드라마보다 부담이 적다. 한 편 안에 인물과 사건, 장소의 분위기를 담아낼 수 있어 지역 스토리를 소개하기에 알맞다. 공포와 미스터리, 역사 재현, 유배지 로드무비, 설화 기반 판타지처럼 장르 확장도 가능하다.
경남에는 영상으로 옮길 만한 이야기가 적지 않다. 조선의 문인들이 머물렀던 유배지, 가야의 건국 설화, 남해안의 섬과 포구, 오래된 시장과 골목, 산사와 고택, 전쟁과 피란의 흔적이 지역 곳곳에 남아 있다. 문제는 이야기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현재의 시청자가 볼 수 있는 언어로 바꾸는 일이다. 이번 사업은 그 변환을 지역 기업의 손으로 해보자는 제안이다.
참여를 원하는 기업은 7월 9일까지 e나라도움 시스템을 통해 온라인으로 신청하면 된다. 세부 공고와 신청 서류는 경남문화예술진흥원 누리집과 경남콘텐츠코리아랩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는 진흥원 차세대콘텐츠팀으로 하면 된다.
진흥원 관계자는 “지역에는 아직 발굴되지 않은 매력적인 이야기와 문화자원이 많이 존재한다”며 “이번 사업을 통해 경남의 특색 있는 이야기가 경쟁력 있는 콘텐츠로 제작되고, 지역 콘텐츠산업의 저변을 넓히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관광은 풍경만으로 움직이지 않는다. 그곳에 어떤 사연이 있는지, 누가 울고 웃었는지, 밤마다 어떤 이야기가 전해졌는지가 여행의 기억을 만든다. 경남의 설화와 유배길, 오래된 마을의 공포와 역사가 영상으로 살아난다면 지역은 또 다른 방식으로 여행자를 부를 수 있다. 이번 공모는 경남의 오래된 이야기를 오늘의 화면으로 불러내는 첫 장면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