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서울에 머물던 외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전국으로 넓어진다. 고속·시외버스를 타고 지역으로 떠나는 방한 여행객에게 할인과 통신 혜택이 붙는다.
한국관광공사는 글로벌 여행 플랫폼 클룩, 고 한패스와 손잡고 15일부터 한 달 동안 방한 외국인을 대상으로 ‘고속·시외버스 이용 활성화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서울과 수도권에 몰린 외국인 관광 수요를 지방으로 넓히고, 여행자가 버스표 예매 단계에서 느끼는 불편을 줄이기 위한 민관 협력 사업이다.
이번 프로모션의 핵심은 광역 이동의 문턱을 낮추는 데 있다. 외국인 관광객은 서울에서 쇼핑과 궁궐, 한강을 즐긴 뒤에도 강릉 바다, 전주 한옥마을, 안동 하회마을, 경주 고도, 여수 밤바다, 통영 섬 여행으로 쉽게 이어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노선 검색, 결제, 언어, 터미널 이용법이 낯설기 때문이다. 이번 할인전은 그 불편을 여행 플랫폼 안에서 풀어내는 방식이다.
관광공사는 고속·시외버스를 이용해 지역으로 이동하는 외래 관광객 8000명에게 1인당 5000원 정액 할인을 지원한다. 고 한패스는 고속·시외버스 통합 예매 서비스를 바탕으로 자체 할인 쿠폰을 제공하고, 클룩은 외국인 대상 고속버스 예매 서비스와 함께 무료 eSIM 혜택을 붙인다. 여행자는 버스표를 예매하면서 교통비와 통신비 부담을 동시에 줄일 수 있다.
외국인 버스 여행 수요는 이미 커지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외국인 버스 이용객은 2024년 같은 기간보다 28.3% 늘어난 106만여 명을 기록했다. 한국 여행이 서울 중심의 짧은 일정에서 지역 체류형 여행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신호다. K-콘텐츠 촬영지, 지역 축제, 로컬 미식, 해양관광, 산악관광을 찾는 흐름이 늘면서 버스는 외국인에게도 중요한 지방 이동 수단이 되고 있다.
이번 사업에는 관광교통 민관협의체의 성격도 담겼다. 이 협의체는 외래관광객 교통 편의 개선을 위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운영하고 있으며, 클룩과 고 한패스, 네이버, 카카오모빌리티 등 13개 기관이 참여한다. 민간 플랫폼의 예매 기능과 공공의 관광 홍보망을 결합해 외국인이 한국의 지역을 더 쉽게 발견하도록 만드는 구조다.
관광공사는 한국관광 통합플랫폼 VISITKOREA와 해외지사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이번 프로모션을 알린다. 지역 입장에서는 반가운 변화다. 외국인 관광객이 버스를 타고 한 도시에서 다른 도시로 이동하면 숙박, 음식, 체험, 교통 소비가 자연스럽게 번진다. 유명 관광지만 찍고 돌아가는 여행에서 벗어나 골목시장, 지역 축제, 소도시 숙박까지 이어질 수 있다.
박우진 한국관광공사 관광교통팀장은 “방한 외래객이 버스, 철도 등 광역교통망을 활용해 지방 곳곳의 매력을 경험할 수 있도록 민관 협력 프로모션을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국 여행의 다음 장면은 공항과 서울 도심에만 머물지 않는다. 터미널 전광판 앞에서 지역 이름을 고르는 순간,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여행은 훨씬 넓어진다. 할인은 5000원이지만 그 의미는 작지 않다. 버스 한 장이 강릉의 파도, 전주의 골목, 안동의 고택, 여수의 밤바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역관광의 길은 때로 가장 익숙한 대중교통에서 다시 열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