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남도의 바다가 따로 놀지 않는다. 강진의 섬, 해남의 땅끝, 완도의 치유, 진도의 물길, 목포의 밤이 하나의 여행길로 묶인다.
한국관광공사 광주전남지사가 전남 서남권 8개 지자체와 손잡고 ‘전남 서남권 테마형 관광거버넌스 협의체’를 발족했다. 참여 지역은 강진군, 목포시, 신안군, 영암군, 완도군, 장흥군, 진도군, 해남군이다. 각 지역의 문화관광재단과 관광협의회, 완도해양치유관리공단 등 현장 기관도 함께 움직인다. 흩어져 있던 남도 여행 자원을 하나의 동선으로 엮어 실제 관광상품으로 내놓는 것이 핵심이다.
이번 협의체는 단순한 홍보 모임이 아니다. 해양관광 자원을 중심으로 지역 연계형 특화 콘텐츠를 발굴하고, 여행상품 기획과 판매까지 공동으로 추진하는 실행형 워킹그룹이다. 그동안 전남 서남권은 여행 매력에 비해 동선이 길고 지역별 정보가 분산돼 있었다. 한 지역만 다녀가기에는 아쉽고, 여러 지역을 묶기에는 여행자가 직접 코스를 짜야 하는 부담이 컸다. 협의체는 이 빈틈을 메우는 역할을 맡는다.
운영 방식도 눈에 띈다. 인접한 3개 시·군을 하나의 관광권으로 묶는 유닛형 구조다. 강진·해남·영암은 ‘강해영’으로, 해남·완도·진도는 ‘해완진’으로, 목포·신안·해남은 ‘목신해’로 엮인다. 이름만 보면 낯설지만 여행 동선으로 보면 설득력이 있다. 강진의 다산과 섬, 해남의 땅끝과 대흥사, 영암의 월출산을 잇고, 완도의 해양치유와 진도의 울돌목, 해남 우수영을 한 흐름으로
묶을 수 있다. 목포의 근대문화와 야경, 신안의 섬 여행, 해남의 남도 끝자락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관광객 입장에서는 여행 선택지가 넓어진다. 바다만 보는 여행이 아니라 역사, 미식, 축제, 치유, 섬, 걷기길을 한 번에 경험하는 남도형 여정이 가능해진다. 완도에서는 해양치유 프로그램과 청정 바다를 즐기고, 진도에서는 울돌목의 거센 물길과 운림산방의 남도 예술을 만날 수 있다. 목포에서는 근대역사문화공간과 해상케이블카, 신안에서는 섬과 갯벌, 해남에서는 땅끝마을과 대흥사가 여행의 장면을 바꾼다.
지역에도 의미가 크다. 관광객이 한곳에 머무르지 않고 이웃 지역으로 이동하면 숙박, 음식, 교통, 체험 소비가 분산된다. 작은 축제와 마을 관광, 지역 재단이 운영하는 콘텐츠도 여행상품 안으로 들어올 수 있다. 전남 서남권이 각각의 명소 경쟁을 넘어 ‘함께 머무는 여행권’으로 바뀌는 셈이다.
박정웅 한국관광공사 국민관광본부장은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서는 인근 지역 간 유기적인 협력과 연계가 매우 중요하다”며 “이번 협의체가 지역을 연결하는 지속 가능한 협력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지자체 및 유관기관과 적극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남도 여행의 매력은 오래전부터 충분했다. 다만 바다와 섬, 산과 항구, 역사와 음식이 서로 다른 이름으로 흩어져 있었을 뿐이다. 이번 협의체가 제대로 작동하면 여행자는 코스를 고민하는 시간을 줄이고, 지역은 함께 손님을 맞는 길을 넓힐 수 있다. 전남 서남권의 다음 여행은 한 도시를 찍고 돌아오는 방식이 아니라, 바다를 따라 여러 도시가 이어지는 체류형 남도 여행으로 바뀔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