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드라마 속 주인공이 눈물을 흘리던 그 골목, 마지막 회의 기적이 일어났던 그 바닷가가 이제 당신의 다음 여행지가 된다. 안방극장의 뭉클한 여운이 화면을 넘어 지역 경제를 살리는 매력적인 도보 여행 코스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한국관광공사와 국내 대표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이 K-드라마를 활용한 지역관광 활성화를 위해 전격 손을 잡았다. 양측은 지난 17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드라마 촬영지를 단순한 일회성 방문지가 아닌 지속 가능한 관광 콘텐츠로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한류 팬덤의 시선을 모니터 너머 실제 한국의 아름다운 도시와 마을로 이끌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사후 홍보\'에 그쳤던 기존 방식을 탈피해 드라마 기획 및 제작 초기 단계부터 관광 요소를 결합하는 데 있다. 어떤 장면이 지역의 골목길과 바다를 시청자의 기억 속에 깊이 각인시킬 수 있을지 제작진과 관광 전문가가 함께 고민한다.
가장 기대를 모으는 사업은 전국의 드라마 촬영지를 촘촘하게 연결하는 ‘한류 올레길’ 조성이다. 작품의 상징 조형물과 몰입형 체험 공간을 구축해, 팬들이 단순히 인증 사진만 찍고 떠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머물며 걷는 체류형 관광 동선을 만든다.
아울러 올해 하반기에는 서울 청계천에 위치한 도심형 K-콘텐츠 체험 공간인 ‘하이커그라운드’에 ‘K-드라마 체험 전시관’이 새롭게 문을 연다.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이곳에 스튜디오드래곤의 강력한 지식재산권(IP)이 더해지면, 서울을 찾은 글로벌 팬들을 전국의 지역 촬영지로 유도하는 든든한 관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드라마 팬들에게 촬영지는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인물의 감정이 깃든 특별한 공간이다. 이 감정이 여행으로 이어지면 촬영지는 새로운 명소로 재탄생하고, 이는 곧 지역의 숙박, 음식, 교통, 기념품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양경수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본부장은 “이번 협약으로 K-드라마의 강력한 파급력에 여행의 매력을 더해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새롭게 조명할 것”이라며 “콘텐츠 소비가 실제 방한 관광으로 이어지도록 통합 마케팅 체계를 촘촘히 다지겠다”고 강조했다.
드라마는 종방해도 그 감동이 서린 장소는 영원히 남는다. 화면 속 풍경이 여행자의 발걸음과 만나는 순간, 평범했던 지역의 길은 새로운 서사를 얻게 된다. ‘한류 올레길’과 K-드라마 체험 전시관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 한국 여행은 단순히 쇼핑과 음식을 즐기는 차원을 넘어 작품의 감동을 따라 걷는 깊이 있는 \'감성 여행\'으로 한 단계 진화할 전망이다. 이제 팬들은 명대사를 귀로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대사가 울려 퍼졌던 길 위에 직접 서는 특별한 경험을 시작하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