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낮 동안 고요히 흐르던 한탄강의 거대한 현무암 협곡과 주상절리가 어둠이 내리면 수만 가지 빛과 웅장한 음악이 휘감는 환상의 세계로 탈바꿈한다. 경기 포천시는 다음 달 3일, 한탄강의 자연유산을 배경으로 한 국내 최대 규모의 나이트 미디어아트 관광 콘텐츠인 ‘테라 판타지아’의 2.3km 전 구간을 공식 개장한다.
이번 프로젝트는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될 만큼 독보적인 가치를 지닌 한탄강의 지질학적 역사와 태고의 신비를 현대적인 디지털 기술로 재해석한 시도다. 밤이 되면 발길이 끊기던 경기 북부의 대표 계곡이 이제는 화려한 불빛과 오로라가 일렁이는 대한민국 대표 야간 관광 거점으로 거듭나며 한여름 밤 무더위를 식혀줄 완벽한 야간 산책로를 선사할 예정이다.
‘깨어나는 빛의 땅’이라는 장엄한 주제 아래 조성된 테라 판타지아는 한탄강 하늘다리를 시작으로 마당교, 생태경관단지, 와이(Y)형 출렁다리를 거쳐 비둘기낭 폭포 일원까지 촘촘하게 연결된다. 관람객들은 약 2.3km에 달하는 긴 구간을 천천히 도보로 이동하며 50만 년 전 뜨거운 용암이 분출해 차가운 물과 만나 형성된 한탄강의 탄생과 진화 과정을 오감으로 체험하게 된다.
여정의 시작점인 한탄강 하늘다리광장에서는 이곳의 독특한 세계관을 압축해 보여주는 사전 쇼가 관람객들을 맞이한다. 이어 마당교로 향하는 숲속 데크길 구간에 접어들면 사람의 움직임에 따라 빛의 형태와 흐름이 시시각각 변하는 인터랙티브(양방향) 콘텐츠가 펼쳐져 숲길을 걷는 재미를 더한다. 광활하게 펼쳐진 생태경관단지에서는 밤하늘을 수놓는 대형 풍선 라이트쇼와 몽환적인 오로라 레이저쇼가 어우러져 마치 우주 한가운데를 걷는 듯한 비현실적인 정취를 뿜어낸다.
특히 이번 축제의 정점이자 핵심 콘텐츠는 웅장한 현무암 주상절리 절벽을 거대한 스크린 삼아 펼쳐지는 초대형 미디어파사드 쇼인 ‘빛의 화산’이다. 깎아지른 듯한 절벽 위로 붉은 용암이 흘러내리고 물길이 솟구치는 영상미는 대자연의 압도적인 스케일과 결합해 관람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이 외에도 새로 들어선 Y형 출렁다리와 비둘기낭 폭포 숲길 구간에는 은은한 야간 경관조명과 3차원 입체 홀로그램, 화려한 레이저 연출이 더해져 낮의 수려함과는 전혀 다른 신비롭고 아기자기한 밤의 얼굴을 완성했다.
포천시는 이번 테라 판타지아 개장을 발판 삼아 한탄강을 낮에만 잠시 들렀다 떠나는 경유형 관광지에서 벗어나, 밤까지 머무르며 소비하는 체류형 관광지로 완전히 체질을 바꾸겠다는 구상이다. 야간 볼거리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경기 북부 지역에 압도적인 규모의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가 들어섬에 따라 인근 지역 상권 활성화와 야간 경제 활성화에도 큰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백영현 포천시장은 "테라 판타지아는 인위적인 야간 조명을 설치하는 수준을 넘어, 한탄강이 품고 있는 50만 년의 기나긴 지질학적 역사와 자연의 이야기를 빛과 스토리텔링으로 정교하게 풀어낸 예술 콘텐츠"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방문객들이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한탄강의 밤을 걷는 동안 어디서도 경험하지 못한 특별하고 낭만적인 추억을 쌓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포천시가 문화유산 관광 자원화 사업의 일환으로 공을 들이고 있는 비둘기낭 폭포 미디어 콘텐츠 설치 작업 역시 오는 9월 초 완공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초가을 무렵 폭포 구간까지 완전히 연계되면 한탄강 야간 도보 여행의 완성도는 한층 더 깊어질 전망이다.
관람 동선 및 준비물: 하늘다리광장에서 출발해 비둘기낭 폭포까지 이어지는 2.3km 구간은 경사가 완만하지만 제법 긴 도보 코스이므로 편안한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필수다. 강가와 숲을 지나는 야간 코스의 특성상 해가 지면 기온이 내려갈 수 있으니 얇은 겉옷을 챙기고, 모기 기피제를 미리 준비하면 더욱 쾌적하게 관람할 수 있다.
인증샷 명당 추천: 생태경관단지의 오로라 레이저쇼 구간과 마당교 숲속 데크길의 인터랙티브 조명 아래가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포인트다. 특히 주상절리 절벽에서 펼쳐지는 ‘빛의 화산’ 미디어파사드 쇼는 상영 시간을 미리 확인해 두고 정면이 잘 보이는 명당에 자리를 잡는 것이 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