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올 여름 세계 여행 지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 유럽의 강세는 이어졌지만 여행객들의 시선은 점차 아시아로 향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 주요 여행지 가운데 가장 큰 순위 상승폭을 기록하며 세계 관광시장에서 존재감을 한층 키웠다.
글로벌 여행 eSIM 기업 홀라플라이(Holafly)가 발표한 \'2026 여름 여행 보고서\'는 국제 여행 수요가 회복 단계를 넘어 새로운 흐름을 만들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통적인 인기 여행지인 스페인이 여전히 1위를 지킨 가운데 일본이 세계 2위에 올랐고, 미국과 한국이 뒤를 이었다. 태국도 처음으로 세계 10대 여름 여행지에 이름을 올리며 아시아의 약진을 입증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국가는 한국이었다. 지난해보다 가장 큰 순위 상승을 기록하며 글로벌 여행객들의 관심이 빠르게 확대됐다. K-팝과 드라마, 영화, 미식, 뷰티를 중심으로 한 한류 콘텐츠가 여행으로 이어지면서 한국을 직접 경험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역시 높은 인기를 이어갔다. 문화와 미식, 첨단기술, 자연경관, 쇼핑을 하나의 여행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세계 여행객들의 선택을 이끌었다. 도쿄는 이번 조사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도시 여행지로 선정되며 글로벌 관광도시의 위상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여행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는 응답은 46.4%로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늘었고, 한 번의 여행에서 두 개 이상의 도시나 국가를 함께 방문하겠다는 응답도 절반을 넘어섰다. 짧게 다녀오는 여행보다 여러 지역을 연결해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는 장거리 일정이 새로운 여행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셈이다.
대형 국제 스포츠 이벤트도 이런 흐름에 힘을 보태고 있다. 월드컵 관람을 계획한 여행객 상당수는 경기만 보고 돌아오기보다 개최 도시를 중심으로 인근 지역까지 함께 둘러보는 여행 일정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의 이벤트가 도시 관광과 국가 간 이동을 연결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한국 관광시장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이어지고 있다. K-콘텐츠를 계기로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꾸준히 늘고 있으며, 음식과 전통문화, 지역축제, 자연경관을 함께 경험하는 체류형 여행이 확산되는 분위기다. 서울뿐 아니라 부산과 제주, 강원, 전주, 경주 등 지역 관광지에 대한 관심도 함께 높아지면서 여행 동선도 다양해지고 있다.
여행객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도 달라졌다.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보다 현지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지역 음식을 맛보고, 일상 속 공간을 경험하는 여행이 선호되고 있다. 다양한 경험을 중시하는 흐름 속에서 아시아 국가들은 풍부한 문화유산과 현대적인 콘텐츠를 결합한 여행지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국제 여행이 장거리화되고 일정이 복합적으로 구성되면서 디지털 환경의 중요성도 커졌다. 항공권과 숙소 예약은 물론 교통 이용, 지도 검색, 번역, 모바일 결제까지 스마트폰 하나로 해결하는 여행객이 늘면서 안정적인 데이터 연결은 해외여행의 필수 조건으로 자리 잡고 있다.
다니엘라 프라도 홀라플라이 브랜드 디렉터는 "아시아는 더 이상 새로운 여행지가 아니라 세계 관광시장을 이끄는 핵심 지역으로 성장하고 있다"며 "일본과 한국은 여러 대륙의 여행객들이 찾는 대표적인 글로벌 여행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여행의 중심축이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 스페인이 여전히 최고의 여름 여행지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일본과 한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의 성장세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여행객들이 \'어디를 보느냐\'보다 \'무엇을 경험하느냐\'를 선택하기 시작하면서 한국 관광의 경쟁력도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