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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파도 소리에 물든 보랏빛 유혹

거제 저구항, 수국 그늘 아래 ‘쉼표’를 찍다‘

수국, 잠시 쉬어가는 시간’ 주제로 27~28일 남부면 축제 개최

형식적 개막식 없애고 거리공연·체험형 프로그램 전면 배치

김보라 기자
파도 소리에 물든 보랏빛 유혹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초여름의 거제는 파도보다 먼저 수국으로 계절의 시작을 알린다. 거제 남쪽 바다를 끼고 달리는 해안길마다 보랏빛, 하늘빛, 분홍빛 꽃송이가 화려하게 피어나며 저구항 일대는 잠시 일상을 멈추고 쉬어가려는 여행자들의 발길로 물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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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남부면 수국축제’(제공=거제시)

경남 거제시는 오는 27일부터 이틀간 남부면 저구항 일원에서 ‘제9회 남부면 수국축제’를 개최한다. 올해 축제의 슬로건은 ‘수국, 잠시 쉬어가는 시간’이다. 단순히 꽃을 구경하기 위해 인파가 몰려드는 일회성 축제에 그치지 않고, 잔잔한 바다와 만개한 수국 사이에서 바쁜 일상의 속도를 늦춰보자는 깊은 뜻을 담았다.

 

이번 축제는 형식적인 절차보다 방문객들이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체험에 무게를 뒀다. 의전 위주의 화려한 개막식은 과감히 열지 않기로 했다. 대신 거리공연(버스킹), 수국 화분 가드닝, 수국을 배경으로 한 사진 촬영 체험, 어린이들을 위한 비눗방울 쇼 등 가족과 여행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전면에 배치했다. 아이들은 비눗방울을 따라 뛰어놀고, 어른들은 수국 화분을 만지며 초여름의 계절감을 손끝으로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남부면 수국축제의 무대인 저구항 일대는 거제 안에서도 풍광이 가장 빼어나기로 손꼽히는 곳이다. 매물도와 소매물도로 향하는 여객선이 수시로 오가는 항구 주변을 따라 수국길과 수국동산이 끝없이 이어진다. 바다를 등지고 이 꽃길을 걷다 보면, 수국의 묘한 색감이 남해의 맑은 물빛을 그대로 닮았다는 말이 과장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맑은 날에는 꽃잎의 푸른빛이 눈이 시리도록 선명하고, 흐린 날에는 수국 특유의 차분하고 은은한 색감이 도드라져 나름의 운치를 자랑한다.

 

남부면은 여름 거제 여행의 핵심 축이기도 하다. 저구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거제의 명소인 해금강, 바람의언덕, 신선대가 나란히 이어지며, 고즈넉한 명사해수욕장과 드라이브 코스로 유명한 여차·홍포 해안길도 인접해 있어 알찬 하루 여행 코스를 짜기에 안성맞춤이다. 오전에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바람의언덕과 신선대를 둘러보고, 낮에는 저구항에서 흐드러지게 핀 수국축제를 즐긴 뒤, 해 질 무렵 남부 해안도로를 따라 달리면 거제 남쪽의 때 묻지 않은 자연 풍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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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면 수국축제(제공=거제시)

수국은 화려하지만 결코 소란스럽지 않다. 한 송이로 있을 때보다 수십, 수백 송이가 무리 지어 피었을 때 비로소 거대한 아름다움을 뿜어내며,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꽃잎마다 각기 다른 파스텔톤의 색을 품고 있다. 그래서 남부면 수국길은 화려한 사진 명소이면서도, 동시에 생각을 비우며 걷기 좋은 호젓한 산책길에 가깝다. 스마트폰을 들고 빠르게 인증사진만 남기고 떠나기보다는, 항구에서 불어오는 싱그러운 바닷바람과 아늑한 꽃그늘을 천천히 음미하는 편이 이 축제를 가장 완벽하게 즐기는 방법이다.

 

남부면 관계자는 “올해 축제는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머무르며 위로를 받을 수 있도록 기획했다”며 “아름다운 수국과 다채로운 체험 행사를 즐기며 다가온 여름을 활기차게 만끽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거제의 여름은 푸른 바다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저구항의 수국길을 단 몇 걸음만 걸어보면 이내 생각이 달라진다. 철썩이는 파도 소리 바로 곁에 탐스러운 꽃이 피고, 평온한 항구의 일상 위로 유쾌한 축제가 자연스럽게 얹힌다. 남부면 수국축제는 바쁜 현대인들에게 잠시 멈춰 서도 괜찮다고 다정하게 속삭이는 여행이다. 무더운 계절의 문턱에서, 거제도는 지금 수국 한 송이만큼이나 포근하고 부드러운 쉼을 정성껏 준비하고 있다.


[여행 메모]

축제 기간: 2026년 6월 27일 ~ 6월 28일

찾아가는 길: 경남 거제시 남부면 저구해안길 일원 (저구항 여객선터미널 주변)

추천 당일치기 동선: 

바람의언덕 & 신선대(오전) 저구항 수국축제 및 점심 식사(오후)  명사해수욕장 산책 여차·홍포 해안도로 드라이브 및 일몰 감상(저녁)

여행 팁: 저구항 수국길은 보행로가 잘 정비되어 있으나 편안한 운동화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매물도행 여객선 터미널 주차장을 이용할 수 있으나, 축제 기간에는 혼잡할 수 있으니 가급적 오전 시간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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