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충북 음성군 설성공원 일대가 터질 듯한 함성으로 가득 찼다. 전통적인 품바 타령이 흘러나오던 무대에 거친 드럼 비트와 베이스 사운드가 얹히자 고즈넉한 공원은 순식간에 대형 페스티벌 야외 전시장으로 탈바꿈했다.
전통의 해학과 풍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글로벌 품바 래퍼 경연대회’와 ‘음성래퍼캠프’가 펼쳐지는 현장이다. 무대 위에 오른 한 래퍼가 마이크를 쥐고 빠른 라임을 쏟아내자, 앞자리를 채운 관객들은 물론 뒤편에 돗자리를 편 어르신들까지 일제히 어깨를 들썩이며 리듬을 맞췄다. 세대와 장르의 벽을 보기 좋게 허물어뜨린 유쾌한 난장이다.
이번 축제는 ‘음성은 품바야! 재미, 사랑, 나눔, UP, UP, UP’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닷새간의 열전에 돌입했다. 올해로 27회째를 맞이한 음성품바축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문화관광축제답게 한층 정교해진 구성과 압도적인 규모를 자랑했다. 과거 장터의 각설이 문화를 단순 재현하는 수준을 넘어, 이제는 청년 예술가들과 대학생들이 주축이 되어 축제의 전면에 나서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하이존 무대에서 만난 강동대학교 실용음악학과 학생들의 버스킹과 밴드 공연은 축제장의 생기를 더하는 일등 공신이었다. 통기타를 메고 감성적인 선율을 연주하다가도 이내 강렬한 사운드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는 이들의 무대는 품바축제가 가진 무한한 확장성을 그대로 증명해 보였다.
야외 무대 주변으로는 햇사레 감곡 복숭아를 형상화한 알록달록한 모자를 쓴 주민들과 품바 분장을 한 참가자들이 어우러져 연신 사방으로 손을 흔들며 카메라를 향해 포즈를 취했다. 잘 익은 복숭아 상자 앞에서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는 주민들의 얼굴에는 일상의 고단함을 씻어낸 웃음꽃이 활짝 피어 있었다.
축제장 한편에 마련된 ‘건강나눔 체험관’은 또 다른 활력소였다. 음성군보건소가 운영하는 초가집 모양의 야외 부스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늘어섰다. 은은한 약재 향이 번지는 부스 안에서 주민들은 체질에 맞는 한방꽃차를 시음하고 종이부채를 꾸미며 잠시 땀을 식혔다. 흰 가운을 입은 보건소 관계자들은 어르신들의 손을 따뜻하게 맞잡고 혈압과 혈당을 체크하는가 하면, 커다란 치아 모형을 들고 올바른 칫솔질을 열성적으로 설명했다.
한쪽에서는 최신 기기에 손을 넣고 마사지를 받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어르신들의 정겨운 풍경이 이어졌다. 축제의 모태가 된 거지성자 고(故) 최귀동 할아버지의 ‘사랑과 나눔’이라는 정신이 이 건강 체험 공간 속에 고스란히 녹아 흐르고 있었다.
축제 현장에서 만난 조병옥 음성군수는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축제인 음성품바축제가 이제는 지역 경계를 넘어 세계인이 함께 호흡하는 글로벌 축제로 자리 잡았다”라며 “풍자와 해학 가득한 공연, 그리고 따뜻한 나눔의 보건 체험을 통해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리고 특별한 추억과 위로를 가득 채워가시길 바란다”고 현장의 소회를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