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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션·크루즈

한국관광공사...크루즈 200만 시대, 부산항서 시동

스펙트럼오브더시즈 선상서 제21회 크루즈발전협의체 회의

서동휘 기자
한국관광공사...크루즈 200만 시대, 부산항서 시동

[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부산항에 닻을 내린 16만9000t급 초대형 크루즈가 회의장이 됐다. 바다 위 선상에서 한국 크루즈관광의 다음 항로가 다시 그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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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얄캐리비안 웬디 야마자키 아태지역 부사장의 한국 크루즈산업 발전 방향 발표하고 있다(제공=한국관광공사)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5일 부산항에 입항한 로얄캐리비안 ‘스펙트럼오브더시즈’호에서 제21회 크루즈발전협의체 회의를 열었다. 아시아 시장에 특화된 이 선박은 거대한 호텔과 쇼핑몰, 공연장을 한꺼번에 싣고 움직이는 해상 도시와도 같다. 실제 운항 중인 크루즈 선박 안에서 협의체 회의가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회의에는 국내 크루즈 산업 주요 기관과 업계 관계자 90여 명이 참석했다. 논의의 중심은 분명했다. 더 많은 배를 불러오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배에서 내린 승객과 선원이 지역 안에서 머물고 소비하게 만드는 일이다. 크루즈 관광의 성패는 입항 숫자보다 기항지에서 보낸 시간과 지갑이 열린 장소에서 갈린다.

 

한국관광공사는 추가경정예산을 활용한 ‘2026 크루즈관광 활성화 사업 계획’을 제시했다. 기항지 공동 전시박람회 참가, 글로벌 선사 대상 팸투어, 로얄캐리비안 연계 공동마케팅이 주요 축이다. 입항, 하선, 체류 단계별로 맞춤 서비스를 제공해 기항지의 매력을 높이고, 관광객의 소비가 지역 상권으로 흘러가도록 만드는 전략도 함께 다뤄졌다.

 

부산의 K-뷰티 셔틀버스 실험은 작은 단서가 됐다. 로얄캐리비안과 함께 터미널과 서면메디컬스트리트를 잇는 선원 전용 셔틀버스를 운영하자 선원 하선율이 29%에서 49%로 뛰었다. 크루즈 관광객과 선원에게 필요한 목적지를 정확히 연결하면, 배 안에 머물던 시간이 도시의 소비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다.

 

기항지별 전략도 구체화됐다. 인천은 항공과 크루즈를 결합한 모항 유치 사례를 내세웠고, 부산은 하룻밤 머무는 오버나잇 항차와 지역축제 연계 상품을 강조했다. 제주와 여수, 속초, 새만금도 각 지역의 항만 여건과 관광자원을 바탕으로 차별화 방안을 공유했다. 같은 크루즈라도 어느 항구에 닿느냐에 따라 여행의 색은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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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부산항에 입항한 스펙트럼호(제공=한국관광공사)

 글로벌 선사 로얄캐리비안의 참여도 의미를 더했다. 웬디 야마자키 아태지역 부사장은 한국 크루즈산업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를 제시하며 선사 관점의 조건과 가능성을 설명했다. 국제 크루즈 시장에서 한국이 경쟁력을 갖추려면 항만 인프라와 관광 콘텐츠, 통역·교통·결제 편의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한여옥 한국관광공사 국제관광콘텐츠실장은 “민·관·학이 협력해 크루즈 관광객 유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대해 방한 크루즈 관광객 200만 명 시대를 조기에 달성할 수 있도록 전방위 마케팅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크루즈는 항구에 배가 들어오는 순간 끝나는 관광이 아니다. 승객이 도시로 걸어 나오고, 시장과 병원, 축제와 거리로 흩어질 때 비로소 지역경제의 파도가 인다. 부산항 선상에서 열린 이번 회의는 한국 크루즈관광이 ‘입항’에서 ‘체류와 소비’로 방향을 바꾸는 신호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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