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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예술

천년 경주, AI로 깨어난다

첨성대·동궁과 월지·황룡사지에 현실확장형 관광서비스 구축

김보라 기자
천년 경주, AI로 깨어난다

[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경주의 오래된 돌과 터가 스마트폰 화면 속에서 다시 말을 건넨다. 첨성대 앞에 서면 별을 읽던 신라의 시간이 열리고, 황룡사지 빈터에서는 사라진 절의 윤곽이 눈앞에 되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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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성대·동궁과 월지·황룡사지에 현실확장형 관광서비스 구축(제공=경주시)

경주시와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가 AI와 현실확장 기술을 결합한 역사문화 관광서비스 개발에 나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전파진흥협회가 추진하는 ‘AI 기반 현실확장형 가상융합 서비스 개발사업’에 참여기관과 수요처로 선정되면서다. 사업은 지난 4월 공모 선정 뒤 5월부터 본격 추진되고 있으며, 2년 동안 총 18억원이 투입된다.

 

이번 사업의 방향은 분명하다. 경주의 문화유산을 더 쉽고, 더 생생하게 안내하는 것이다. 기존 관광 안내가 표지판과 해설문, 해설사 중심이었다면 새 서비스는 관광객의 현재 위치와 주변 공간을 인식해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스마트폰을 들고 첨성대, 동궁과 월지, 황룡사지 일대를 걸으면 현장에 맞는 역사 이야기와 문화유산 정보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주관은 공간지능 솔루션 기업 딥파인이 맡는다.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와 금오공과대학교, 구미전자정보기술원 등이 경북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경상북도와 경주시는 실증 수요처로 관광지 현장 적용과 서비스 검증을 지원한다. 기술 개발만으로 끝나는 사업이 아니라 실제 관광 동선에서 작동하는지 확인하는 현장형 프로젝트다.

 

핵심은 3D 공간데이터다. 경주 주요 관광지의 공간을 입체적으로 구축하고, AI가 관광객의 위치와 주변 환경을 읽어 필요한 정보를 제시한다. 역사유산은 오래된 만큼 설명이 어렵고, 현장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이야기도 많다. 황룡사지처럼 터만 남은 공간은 특히 상상력이 필요하다. XR 관광 콘텐츠는 그 빈자리를 보완한다. 사라진 건물을 무리하게 복원한다기보다, 관광객이 지금 서 있는 장소의 의미를 더 분명하게 느끼도록 돕는 방식이다.

 

경주는 이미 도시 전체가 거대한 박물관으로 불린다. 첨성대와 대릉원, 동궁과 월지, 황룡사지, 월정교, 불국사, 석굴암까지 시대를 건너온 유산이 곳곳에 놓여 있다. 하지만 처음 찾은 여행자에게는 그 많은 유적이 때로 비슷한 돌과 터로 보이기도 한다. 

 

AI 관광서비스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경주는 ‘보는 도시’에서 ‘이야기를 따라 걷는 도시’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관광객 입장에서도 장점은 크다. 별도의 장비 없이 스마트폰으로 이용할 수 있고, 장소에 맞춰 필요한 정보가 제공되기 때문에 여행의 몰입도가 높아진다. 아이와 함께 온 가족에게는 현장 학습이 되고, 짧은 일정으로 경주를 찾은 여행객에게는 핵심을 빠르게 이해하는 길잡이가 된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다국어 안내로 확장된다면 글로벌 관광도시 경주의 경쟁력도 커질 수 있다.

 

경주스마트미디어센터는 지역 실증 거점 역할을 맡아 관광지 현장 적용, 서비스 검증, 지역 관광 인프라 연계를 지원한다. 기술이 관광객의 동선 안으로 들어가야 비로소 서비스가 된다. 이번 착수보고회는 그 첫 단추를 꿴 자리다.

 

서양숙 경주시 디지털정책과장은 “경주는 풍부한 역사문화 관광자원을 보유한 국내 대표 관광도시”라며 “AI와 가상융합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관광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구축해 관광객이 체감할 수 있는 차별화된 관광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경주의 매력은 오래됨에만 있지 않다. 오래된 것을 오늘의 언어로 다시 보여줄 때, 천년고도는 더 젊어진다. AI와 XR을 입은 경주 관광은 문화유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여행자의 상상력을 깨우는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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