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문화시설이 멀어도, 나이가 많아 발걸음이 무거워도 문화는 멈추지 않는다. 경남 곳곳의 마을과 복지시설로 공연과 공예, 여행과 체육 체험이 직접 찾아간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이 오는 17일까지 문화누리카드 문화체험 가맹점을 모집한다. 이번 사업은 도서산간 지역 주민과 고령자, 복지시설 이용자 등 문화시설 이용이 쉽지 않은 이들에게 가까운 곳에서 문화예술을 누릴 기회를 넓히기 위한 방문형 서비스다. 공연장이나 공방을 찾아가기 어려운 이용자를 기다리게 하는 대신, 문화가 먼저 이동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문화누리카드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의 문화예술, 국내여행, 체육활동을 지원하는 통합문화이용권이다. 2026년에는 1인당 연간 15만원을 기본 지원하고, 청소년기와 준고령기 대상자에게는 1만원이 추가된다. 카드 한 장이 책 한 권, 공연 한 편, 여행 한 번으로 이어지는 셈이다. 그러나 실제 현장에서는 거동이 불편하거나 교통이 여의치 않아 카드를 충분히 사용하지 못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문화체험 가맹점은 그 빈틈을 줄이기 위한 장치다.
모집 대상은 문화예술, 여행, 체육 분야 업체다. 도서, 공연, 전시, 공예, 문화체험 공방을 비롯해 철도, 시외·고속버스, 캠핑장, 숙박, 스포츠 관람, 체육용품, 체육시설 관련 업종이 포함된다. 문화누리카드 지원 목적에 맞는 상품과 서비스를 90% 이상 취급해야 하며, 현장에서 결제할 수 있는 이동식 단말기도 필요하다.
선정된 가맹점은 단순한 판매처가 아니다. 마을회관, 복지시설, 이용자 생활권 가까이 들어가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문화 전달자가 된다. 손으로 직접 만드는 공예 수업, 작은 공연, 지역 여행 상품, 생활체육 체험처럼 이용자가 몸으로 느끼고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중심이다. 문화가 ‘보는 것’에 머물지 않고 ‘함께 해보는 일’로 바뀌는 순간이다.
신청은 경남문화예술진흥원 누리집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작성한 뒤 사업 담당자 전자우편으로 제출하면 된다. 선정 결과는 6월 26일 이후 진흥원 누리집을 통해 공개된다. 진흥원은 선정 가맹점의 문화상품 정보를 담은 홍보물 약 4만 부를 제작해 도내 행정복지센터 등에 배포할 계획이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가까운 행정복지센터에서 자신에게 맞는 체험 정보를 확인할 수 있어 접근성이 한층 높아진다.
이번 모집은 문화복지와 지역경제를 함께 움직이는 사업이기도 하다. 이용자는 생활권 안에서 문화를 누리고, 지역 공방과 여행·체육 업체는 새로운 참여자를 만난다. 특히 경남처럼 산과 바다, 섬과 농촌이 넓게 펼쳐진 지역에서는 이동의 불편이 곧 문화의 격차가 되기 쉽다. 찾아가는 문화체험은 그 거리를 조금이라도 좁히는 현실적인 방법이다.
진흥원 관계자는 “문화누리카드 이용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고, 지역 내 문화예술·여행·체육 분야 활성화에도 도움이 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좋은 문화는 멀리 있는 사람만의 것이 아니다. 버스를 몇 번 갈아타지 않아도, 큰 공연장에 가지 않아도, 집 가까운 곳에서 마음을 움직이는 순간을 만날 수 있다면 그것이 문화복지의 시작이다. 경남의 이번 문화체험 가맹점 모집은 그 작은 시작을 더 많은 마을로 보내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