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초여름의 싱그러운 바람을 따라 전남 강진의 한적한 시골길로 접어들면 눈을 의심케 하는 이국적인 풍경이 눈앞에 펼쳐진다. 평범한 마늘밭인 줄 알고 들어선 길 끝에는 어른 주먹만 한 보랏빛 꽃송이들이 들판을 가득 메운 채 물결치고 있다. 화려한 도심의 정원과는 또 다른 소박하고 정겨운 멋을 풍기는 이곳은 강진에서도 아는 사람만 찾아간다는 숨은 초여름 꽃길, 작천면 부흥마을이다.
이 작은 마을이 사흘 동안 온통 보라색으로 물든다. 강진군 작천면 부흥마을에서 ‘제3회 작천 코끼리마늘꽃 3 Days’가 오는 12일부터 14일까지 열린다. 매년 6월이면 코끼리마늘꽃이 거대한 군락을 이뤄 피어나는 이곳은, 주민들이 직접 행사를 꾸리고 손님을 맞이하는 따뜻한 주민 주도형 축제의 장이다. 꽃을 보며 유유자적 걷는 여행에 다채로운 체험과 먹거리, 그리고 정성이 가득 담긴 농산물 장터를 더해 풍성하게 꾸몄다.
행사장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시선을 압도하는 것은 단연 보랏빛 코끼리마늘꽃이다. 토종 작물인 코끼리마늘은 일반 마늘보다 알이 훨씬 클 뿐만 아니라, 꽃대 끝에 둥근 공 모양의 보랏빛 꽃을 피우는 독특한 특징이 있다. 가까이서 보면 미세하고 작은 꽃들이 촘촘하게 모여 하나의 거대한 꽃송이를 이루고, 멀리서 바라보면 들판 전체가 부드러운 보라색 융단을 깔아놓은 듯 출렁인다. 여기에 노란 해바라기와 분홍빛 버들마편초, 나비바늘꽃이 조화롭게 어우러지며 완벽한 초여름 정원의 풍경을 완성한다.
부흥마을의 아름다운 꽃길은 발걸음을 옮기는 곳마다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천연 포토존이 된다. 꽃밭 한가운데 서면 푸른 하늘과 보랏빛 꽃, 그리고 시골 마을의 나지막한 지붕이 한 폭의 수채화처럼 한 장면 안에 들어온다. 현장에서는 방문객들이 찍은 사진을 무료로 즉석에서 인화해주는 서비스도 제공되어, 스마트폰 속에 갇혀 있던 추억을 손에 잡히는 사진첩으로 간직할 수 있다.
마을 주민들의 온기가 느껴지는 체험 프로그램도 축제의 묘미를 더한다. 지역 특산물인 코끼리마늘을 활용한 갈릭피자 만들기는 고소한 냄새로 아이들의 발길을 사로잡고, 코끼리마늘꽃과 은은한 커피가루를 이용한 꽃바구니 만들기는 향기와 색을 동시에 담아갈 수 있어 인기가 높다. 단순히 풍경을 눈으로만 보고 돌아서는 일방적인 행사가 아니라, 관람객이 직접 손으로 만지고 냄새 맡고 맛보며 오감으로 동화되는 시간이 이어진다.
초여름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줄 배려도 잊지 않았다. 축제장 중앙광장에는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물놀이 공간이 조성된다. 시원한 물줄기 속에서 아이들이 웃음꽃을 터뜨리는 동안, 어른들은 시골 장터의 넉넉한 그늘 아래 앉아 부흥마을의 손맛이 가득 담긴 닭개장과 살얼음이 띄워진 냉콩국수로 땀을 식힐 수 있다. 마을 장터에서는 갓 수확한 옥수수와 달콤한 아이스크림은 물론, 주민들이 직접 땀 흘려 생산한 코끼리마늘과 카무트, 팥 등 믿을 수 있는 친환경 농산물도 저렴하게 판매한다.
화려한 무대 장치나 일회성 초청 가수는 없지만, 마을 사람들의 정성 어린 손맛과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 주는 위로가 이 축제의 진짜 매력이다. 다산초당이나 가우도, 전라병영성 등 강진의 유명 관광지들이 익숙해진 여행자들에게 부흥마을의 보랏빛 들판은 6월에만 허락되는 특별한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흥마을 축제 관계자는 “작천 코끼리마늘꽃 군락지는 매년 이맘때면 보랏빛 꽃물결이 대장관을 이루는 숨은 명소”라며 “도시의 답답함에서 벗어나 가족, 친구, 연인과 함께 조용한 시골 꽃길을 걸으며 일상의 스트레스를 날리고 따뜻한 추억을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