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경주 서면이 달라졌다. 주말이면 소고기 맛을 찾아 차량이 몰리는 아화 일대에 비올라와 데이지, 꽃잔디가 피어나며 작은 꽃길 여행지가 됐다. 밥 한 끼 먹으러 들른 길목에서 뜻밖의 봄 풍경을 만나는 셈이다.
경주시 서면행정복지센터는 ‘아름다운 읍면동 만들기’ 사업의 하나로 지난 3월부터 이어온 봄맞이 꽃 식재 활동을 마무리했다. 이번 사업은 주민들의 생활 환경을 정비하고, 서면을 찾는 외지 방문객에게 밝고 깨끗한 첫인상을 전하기 위해 추진됐다.
서면은 경주의 서쪽 관문이다. 영천과 맞닿은 교통 길목이자, 주말마다 한우와 소고기 식당을 찾는 방문객이 꾸준히 이어지는 먹거리 지역이다. 목적지는 식당이어도, 첫인상은 거리에서 결정된다. 이번 꽃길 조성은 바로 그 길목을 바꾸는 작업이었다.
최근 마무리 식재에는 새마을부녀회원 15명이 함께했다. 이들은 차량 통행이 많은 아화교차로 화단과 아화3리 입구, 면소재지 안 공한지 등을 중심으로 잡초를 걷어내고 흙을 고른 뒤 꽃을 심었다. 행정의 손길에 주민들의 품이 더해지면서 삭막했던 빈터와 도로변이 한결 부드러운 풍경으로 바뀌었다.
이번에 심은 꽃은 모두 8750본이다. 비올라 4000본, 리빙스턴데이지 3500본, 꽃잔디 1000본, 튤립 250본이 서면 곳곳에 자리를 잡았다. 낮은 화단에는 색색의 비올라가 번지고, 햇살 좋은 자리에는 데이지가 환하게 고개를 든다. 꽃잔디는 길 가장자리를 따라 번지며 봄의 색을 오래 붙잡는다.
서면의 변화는 거창한 관광개발이 아니다. 그러나 여행지의 인상은 종종 이런 작은 장면에서 갈린다. 식당 앞 도로가 깨끗하고, 교차로 화단이 환하고, 마을 입구에 꽃이 피어 있으면 방문객의 기억도 달라진다. 한 끼 식사를 위해 들른 곳이 ‘다시 지나가고 싶은 동네’로 남는 이유다.
권상민 서면장은 “지난 3월부터 아름다운 서면을 만들기 위해 꽃 심기 활동을 이어왔다”며 “바쁜 일정에도 제 일처럼 나서 도와준 새마을부녀회원들 덕분에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서면은 맛 좋은 소고기를 찾아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는 경주의 주요 먹거리 명소”라며 “조성된 화단을 내실 있게 관리해 언제 방문해도 쾌적하고 다시 찾고 싶은 아름다운 서면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주 여행은 대개 불국사와 첨성대, 황리단길에서 시작된다. 그러나 도시의 매력은 중심 관광지 밖에서도 자란다. 서면의 꽃길은 유명 명소의 화려함보다 소박하지만, 지역을 지키는 사람들의 손길이 묻어 있어 더 오래 눈에 남는다.
소고기 냄새가 골목을 채우고, 봄꽃이 길가를 밝히는 곳. 경주 서면은 지금 식도락과 꽃길이 함께 있는 작은 여행지가 되고 있다. 대단한 축제장이 아니어도 좋다. 주말 한 끼를 위해 달려간 길에서 꽃이 먼저 반겨준다면, 그 동네는 이미 다시 찾고 싶은 이유 하나를 만든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