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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이게 폐광이라고?”…에메랄드 호수 옆 보랏빛 바다

50년 채석장, 라벤더 명소로 부활...동해 무릉별유천지 6월 13일 축제시작

서동휘 기자
“이게 폐광이라고?”…에메랄드 호수 옆 보랏빛 바다

[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한때 폭약 소리와 석회석 먼지가 뒤덮던 거대한 채석장. 지금 그곳에는 에메랄드빛 호수와 보랏빛 라벤더가 바람에 흔들린다. 산업화의 상징이었던 폐광지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이국적인 풍경 중 하나로 변신했다. 동해시 무릉별유천지가 오는 13일부터 21일까지 라벤더 축제를 열며 초여름 여행객들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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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릉별유천지라벤더축제 포스터(제공=동해시)

강원도 동해시 삼화동 무릉3지구에 자리한 무릉별유천지는 국내 폐광지 재생사업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곳은 반세기 넘게 석회석을 채굴하며 국가 산업화를 떠받쳤던 현장이다. 채광이 끝난 뒤에는 거대한 절개지와 황폐한 암반지대만 남아 지역의 오랜 숙제로 남아 있었다.

 

하지만 동해시는 흔적을 지우는 대신 기억을 남기는 길을 선택했다. 산업유산을 보존하면서 자연과 관광을 결합하는 창조적 복원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그 결과 과거 산업 현장의 거친 풍경은 이제 전국에서도 보기 드문 관광자원으로 다시 태어났다.

 

현재 무릉별유천지에는 청옥호와 금곡호가 자리하고 있다. 채굴이 끝난 공간에 자연스럽게 형성된 호수는 석회암 지형 특유의 성분과 빛의 반사로 인해 신비로운 에메랄드빛을 띤다. 높이 솟은 석회암 절벽과 푸른 호수가 어우러진 풍경은 국내보다는 해외 여행지에 더 가까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최근에는 대규모 라벤더 정원이 조성되면서 새로운 계절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매년 초여름이면 절벽 아래를 가득 채운 보랏빛 꽃밭이 장관을 이루며 관광객들의 발길을 끌어당긴다. 올해 축제 기간에는 라벤더 정원을 중심으로 음악 공연과 체험 프로그램, 지역 플리마켓, 야간 조명 연출 등이 함께 운영될 예정이다.

 

무릉별유천지의 매력은 단순히 꽃에만 있지 않다. 스카이글라이더, 알파인코스터, 집라인 등 다양한 레저시설이 운영되고 있으며, 석회암 절벽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에서는 채석장의 흔적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개발의 상처를 숨기지 않고 새로운 가치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하다.

 

관광객들이 가장 놀라는 순간은 전망대에 올랐을 때다. 거대한 절벽과 두 개의 호수, 그리고 끝없이 펼쳐진 라벤더 군락이 한눈에 들어온다. 회색 산업 현장이었던 공간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다. 사진 한 장으로는 담기 어려운 압도적인 스케일이 펼쳐진다.

 

동해시 관계자는 "무릉별유천지는 산업화의 기억과 자연 회복의 과정을 동시에 품고 있는 공간"이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산업유산 관광지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한민국 산업화의 최전선에서 쉼 없이 돌을 캐내던 채석장. 그 거친 시간이 지나고 남은 공간에는 이제 꽃향기와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흐른다. 무릉별유천지는 폐광을 지운 곳이 아니라 기억을 품은 채 새로운 미래를 만든 공간이다. 올여름 가장 놀라운 풍경을 찾고 있다면, 거대한 석회암 절벽 아래 펼쳐진 보랏빛 바다를 만나러 동해로 향해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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