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바다는 늘 그 자리에 있었지만, 이날의 삼척 바다는 조금 달랐다. 푸른 동해를 바라보며 걷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미소가 번졌고, 해안 절벽을 스치는 바람은 초여름 여행의 설렘을 더했다. 길은 단순한 산책로가 아니었다. 보고, 듣고, 맡고, 맛보고, 느끼는 다섯 가지 감각이 여행의 주인공이 된 특별한 하루였다.
강원관광재단이 삼척 이사부길 일원에서 진행한 ‘오감트레일’ 행사가 약 1300명의 참가자와 함께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강원의 자연을 온몸으로 체험하는 참여형 관광 콘텐츠로 기획된 이번 행사는 최근 막을 내린 삼척장미축제의 열기를 자연스럽게 이어가며 지역 관광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었다.
행사 당일 이사부길은 이른 아침부터 참가자들로 북적였다. 가족과 친구, 연인 단위 방문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출발선을 향했다. 해안선을 따라 이어진 길에서는 끝없이 펼쳐진 동해 바다와 기암절벽이 시선을 사로잡았다. 파도 소리가 귓가를 채우고, 짭조름한 바닷내음이 코끝을 스쳤다. 걷는 것만으로도 여행이 되는 순간이었다.
삼척 이사부길은 신라 장군 이사부의 이름을 딴 해안 탐방로다. 동해안 특유의 웅장한 절경을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는 걷기 여행 명소로도 인기를 끌고 있다. 구간마다 펼쳐지는 풍경이 달라 지루할 틈이 없고, 전망대와 포토존에서는 참가자들의 발걸음이 자연스럽게 멈춰 섰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에어볼 이벤트와 봉잡기 게임에는 긴 줄이 이어졌고, 참가자들은 웃음소리 속에서 축제 같은 분위기를 즐겼다. 지역 특산품 판매 부스도 큰 관심을 모았다. 여행객들은 삼척의 농수특산물을 둘러보며 지역의 맛과 문화를 함께 경험했다.
특히 이번 행사는 단순히 걷고 끝나는 행사에 머물지 않았다. 위치 기반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한 ‘오감트레일 인증 챌린지’가 함께 운영되면서 참가자들은 코스를 완주한 뒤 인증에 적극 참여했다. 여행의 기록을 남기고 작은 보상까지 받을 수 있는 요소가 더해지면서 만족도도 높아졌다.
참가자 전원에게 제공된 보조배터리와 스포츠양말, 간식은 물론 지역상품권 역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상당수 참가자들은 행사 이후 삼척 전통시장과 인근 관광지를 찾으며 지역 상권에도 활기를 불어넣었다. 체험형 관광이 지역 소비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보여준 셈이다.
최근 여행 트렌드는 보는 관광에서 경험하는 관광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유명 관광지를 스쳐 지나가는 대신 직접 참여하고 기억에 남는 경험을 찾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오감트레일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강원이 가진 자연 자원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강원관광재단은 앞으로 오감트레일을 강원을 대표하는 참여형 관광 브랜드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산과 바다, 숲과 계곡이 공존하는 강원의 자연을 무대로 계절마다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인다는 구상이다.
최성현 강원관광재단 대표이사는 “푸른 동해를 품은 삼척 이사부길에서 참가자들이 강원의 자연과 지역 문화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었던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앞으로도 강원만의 이야기와 자연을 담은 체험형 관광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체류형 관광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누군가는 바다를 보기 위해 삼척을 찾았고, 누군가는 걷기 위해 길을 나섰다. 하지만 이날 참가자들이 가져간 것은 풍경만이 아니었다. 파도 소리와 바람 냄새, 사람들의 웃음과 여행의 기억까지 함께 품고 돌아갔다. 초여름 동해안이 건넨 가장 특별한 선물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