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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손님이 왕이라고요? 폭언엔 답 없습니다”

관광공사·관광협회·윤경포럼, 언어폭력 근절 업무협약 체결

‘욕설 없는 일터’ 인증제 도입하고 전국 캠페인 돌입

최치선 기자
“손님이 왕이라고요? 폭언엔 답 없습니다”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지나 다시 활기를 되찾은 국내 관광 현장이 정작 내부에서 터져 나오는 모욕과 폭언, 악성 민원으로 멍들고 있다. 화려한 등대 밑이 어둡듯, 여행객들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며 K-관광의 얼굴 역할을 하던 종사자들의 감정 노동이 임계점에 달했다는 지적이 마침내 수면 위로 올라왔다. 한국관광공사와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윤경포럼이 손을 맞잡고 관광업계 내 뿌리 깊은 언어폭력 관행을 완전히 뿌리 뽑기 위한 전면전에 나선 이유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일회성 구호에 그치지 않고 일터의 인권 친화적 체질 개선을 이뤄내 고품격 서비스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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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업계 언어폭력 근절 업무협약식 현장사진(제공=한국관광공사)

실제 호텔 프런트나 여행사 상담 창구, 가이드 현장 등에서 벌어지는 일부 몰지각한 이들의 갑질과 비하 발언은 이미 위험 수위를 넘은 지 오래다. 아무리 좋은 풍경과 맛있는 음식을 갖춘 관광지라 할지라도, 현장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종사자들이 언어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마음에 상처를 입는다면 지속 가능한 관광생태계는 모래성에 불과하다. 겉으로만 화려한 K-관광의 내실을 다지기 위해, 업계를 대표하는 세 기관이 상호 존중이라는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시급한 인권 경영의 가치를 전국적으로 확산시키기로 합의했다.

 

이번 협약의 골자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폭언과 비하 문제를 방치하지 않고 공동으로 대응하는 촘촘한 방어망 구축이다. 세 기관은 관광업계 특유의 근무 환경을 고려한 맞춤형 예방 가이드라인을 제작해 대대적인 근절 캠페인을 전개할 방침이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현장의 실제적인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하는 ‘언어폭력 없는 기업 인증제’다. 단순히 친절 교육을 강요하는 구태의연한 방식에서 벗어나, 종사자들이 안전하게 보호받는 건강한 조직 문화를 구축한 우수 기업들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확실한 인증과 인센티브를 부여해 업계 전반의 자발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위해 각 기관은 명확한 역할 분담을 마쳤다. 한국관광공사는 전반적인 협업 사업의 총괄 기획과 전국적인 대국민 홍보를 진두지휘하며 판을 키운다. 촘촘한 현장 네트워크를 보유한 한국관광협회중앙회는 소속 회원사들을 대상으로 참여 기업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현장 종사자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수렴하는 안테나 역할을 맡는다. 마지막으로 윤경포럼은 객관적이고 엄격한 심사 기준을 바탕으로 인증제를 운영하며, 기업들이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다양한 인증 지원책을 마련해 제도의 신뢰성을 뒷받침할 예정이다.

 

박성혁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한국 관광산업이 글로벌 무대에서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서비스 품질을 한 단계 더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종사자가 먼저 존중받고 보호받는 일터가 전제되어야 한다”라며 “관광업계 전반에 언어폭력이 발붙이지 못하도록 근절하는 것은 물론 상호존중과 인권경영 문화가 굳건히 뿌리내릴 때까지 관계기관들과 끈질기게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전했다.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여있던 관광 종사자들의 감정 노동 보호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르면서, 이번 협약이 현장 인력의 이탈을 막고 만성적인 구인난을 겪던 관광업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무조건적인 친절만을 강요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서로를 존중하는 성숙한 여행 문화가 정착될 때, 비로소 대한민국은 외국인 관광객뿐만 아니라 내부 종사자 모두가 행복한 진정한 관광 대국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세 기관은 조만간 구체적인 설명회 일정과 인증제 참여 가이드라인을 공개하고 본격적인 행보에 돌입한다.

 

여행의 설렘을 완성하는 것은 멋진 풍경을 마주하는 순간만이 아니라, 그 공간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따뜻한 미소다. 감정 노동자들의 눈물 위에 세워진 친절은 오래갈 수 없다. 이번 언어폭력 근절 선언이 일터의 안전망을 확보하는 것을 넘어, 올여름 휴가철을 앞둔 대한민국 관광 현장의 품격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위대한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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