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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동해여행] 묵호, 등대에서 다시 빛난다

논골담길 끝에서 만나는 동해의 흰 이정표

묵호등대·문화관·해랑전망대 잇는 반나절 바다 여행

최치선 기자
[동해여행] 묵호, 등대에서 다시 빛난다

[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묵호의 언덕 끝에 서면 바다가 먼저 열린다. 하얀 묵호등대는 하늘을 향해 곧게 솟아 있고, 그 아래 파란 모자이크 벽에는 ‘I LOVE MUKHO’라는 문장이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오래된 항구의 기억과 새로워진 여행의 표정이 이 작은 광장에 함께 머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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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호등대 (사진=최치선 기자)

강원 동해시 묵호등대 일대는 묵호 여행의 가장 높은 출발점이다. 묵호항과 논골담길, 도째비골 스카이밸리, 해랑전망대를 한 번에 잇는 자리다. 언덕길을 따라 오르면 골목 담장마다 어부와 가족의 삶이 그림처럼 남아 있고, 정상에 가까워질수록 바다는 점점 넓어진다.

 

묵호등대는 단순한 항로 표지가 아니다. 여행자에게는 묵호를 내려다보는 전망대이자, 동해의 빛을 가장 선명하게 만나는 장소다. 흰 원통형 등대와 푸른 하늘, 소나무와 목재 난간이 어우러져 사진 한 장만으로도 묵호의 인상을 만든다. 등대 아래 모자이크 벽과 문화공간은 바다마을의 감성을 더한다.

 

묵호의 매력은 풍경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1941년 개항한 묵호항은 한때 오징어와 명태잡이로 북적였던 동해안의 큰 항구였다. 산비탈 마을에는 어부의 집들이 다닥다닥 붙었고, 밤이면 집과 배의 불빛이 항구 위로 번졌다. 논골담길 벽화에는 그 시절의 노동과 기다림, 바다로 나간 가족을 바라보던 마음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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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호등대 앞 광장(사진=최치선 기자)

등대에서 조금만 걸으면 도째비골 스카이밸리와 해랑전망대로 길이 이어진다. 스카이워크와 바다 위 전망대는 묵호의 새로운 얼굴이다. 아래로는 파도가 밀려오고, 위로는 바람이 지난다. 묵호항 수산시장까지 함께 묶으면 오전부터 오후까지 이어지는 알찬 동해 여행 코스가 완성된다.

 

묵호등대문화관 앞 ‘I LOVE MUKHO’ 광장은 잠시 쉬어가기 좋다. 둥근 광장과 벤치, 파란 타일 벽화가 바다 도시의 밝은 표정을 보여준다. 아이들은 바닥 모자이크를 따라 걷고, 여행자들은 등대와 벽화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긴다. 화려하지 않지만 오래 바라보게 되는 공간이다.

 

여행의 순서는 간단하다. 묵호항에서 바다 냄새를 맡고, 논골담길을 천천히 오른 뒤, 묵호등대에서 동해를 내려다본다. 이어 도째비골과 해랑전망대까지 걸으면 묵호의 과거와 현재가 한 줄로 이어진다. 골목의 낡은 시간과 새 전망시설의 활기가 부딪히지 않고 자연스럽게 섞인다.


묵호는 큰 소리로 자신을 설명하지 않는다. 언덕길 하나, 흰 등대 하나, 파란 벽화 하나가 천천히 말을 건넨다.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잠시 걸음을 멈추면 알게 된다. 묵호의 빛은 등대 위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오래된 항구를 다시 찾아온 사람들의 눈빛에도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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