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화려한 불꽃과 함성은 멈췄지만, 태안의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수천만 송이의 꽃들은 여전히 싱그러운 빛깔을 뽐내고 있다. 막을 내린 축제의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안면도 꽃지해변 일대가 온전한 휴식의 공간으로 옷을 갈아입고 봄의 여운을 이어간다.
충남 태안의 초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2026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가 지난 24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박람회 조직위원회와 태안군은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끈 국민적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특별한 선물을 준비했다. 5월 25일부터 오는 6월 7일까지 2주간 박람회장 전역을 무료로 연장 개방하기로 전격 결정한 것이다.
이 기간 박람회장은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문을 열어둔다. 매표소 앞의 긴 줄과 북적이는 인파에 치여 꽃을 제대로 감상하지 못했던 여행객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기회다. 푸른 서해바다를 배경으로 펼쳐진 광활한 야외 정원과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산책로, 인생 사진을 남길 수 있는 포토존과 숲속 쉼터가 고스란히 개방된다.
다만 복잡한 실내 전시관과 체험 프로그램, 행사장 내를 오가던 트램 열차와 해양게이트 등 일부 유료 시설물은 운영을 종료했다. 화려한 볼거리는 줄었지만, 오히려 자연 그대로의 고즈넉한 정원 경관과 느긋한 치유의 시간을 즐기려는 이들에게는 최적의 환경이 조성된 셈이다.
축제 기간 하루 수만 명이 몰리던 혼잡함이 사라진 자리에는 평화로운 휴식이 들어섰다. 태안군은 관람객들이 안전하고 쾌적하게 정원을 둘러볼 수 있도록 최소한의 운영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현장에는 범군민지원협의회 소속 자원봉사자 10여 명이 상주하며 안내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연장 운영 기간 혹시 모를 안전사고에 대비한 끈도 놓지 않았다. 군은 행사장 내 영업배상책임보험 가입 상태를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소방서·경찰서·보건소 등 지역 유관기관과의 비상 연락 체계를 확고히 했다. 우천이나 강풍 등 갑작스러운 기상 악화가 발생할 경우 관람객 안전을 위해 탄력적으로 출입을 통제할 계획이다.
안면도는 이맘때쯤 붉은 양귀비와 보랏빛 수레국화, 싱그러운 수국이 차례로 피어나며 일 년 중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박람회장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안면도 자연휴양림이나 인근 백사장항 등과 연계하면 번잡함을 피한 최고의 힐링 여행 동선이 완성된다.
이번 무료 개방은 단순한 공간 제공을 넘어 박람회의 본질이었던 ‘치유(Healing)’의 가치를 완성하는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인위적인 소음과 이벤트가 걷힌 정원에는 사각거리는 나뭇잎 소리와 은은한 꽃향기, 그리고 멀리서 들려오는 파도 소리만 가득하다. 주말을 이용해 태안을 찾은 한 나들이객은 “축제 때는 사람이 너무 많아 사진 찍기도 힘들었는데, 지금은 정원 전체를 통째로 빌린 것처럼 한적하게 산책할 수 있어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전했다.
태안군 관계자는 “박람회장을 찾아 성원을 보내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폐막 후에도 아름다운 정원을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두었다”라며 “초여름의 길목에서 태안의 푸른 바다와 화사한 꽃들이 전하는 위로를 꼭 받아 가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붉은 낙조로 유명한 꽃지해수욕장의 야경과 함께 어우러진 태안의 정원은 오는 6월 7일까지 방문객들에게 마지막 봄날의 기억을 선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