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 마을의 밤은 불빛으로 먼저 깊어진다. 푸른 저녁이 성벽 위로 내려앉고, 커다란 나무 인형은 두 팔을 벌린 채 여행자를 맞는다. 반짝이는 트리 아래에는 포장된 선물들이 놓여 있지만, 이곳에서 가장 큰 선물은 잠시 동심으로 돌아가는 마음이다.
벤치에 앉은 작은 피노키오는 말없이 사람들을 바라본다. 긴 코와 나무 관절, 빨간 옷과 초록 바지가 어쩐지 서툰 고백처럼 보인다. 진짜 사람이 되고 싶었던 동화 속 마음은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우리 안에 남아 있다.

겨울 여행은 때때로 멀리 가기 위해서가 아니라, 잊고 있던 나를 만나기 위해 떠난다. 불빛은 차가운 밤을 데우고, 젖은 바닥은 트리의 황금빛을 오래 붙잡는다. 그 앞에 서면 누구나 한 번쯤 거짓말처럼 아름다운 순간을 믿게 된다.
어쩌면 여행도 그렇다. 현실에서 잠시 벗어나 낯선 풍경 앞에 서는 일, 그리고 다시 돌아갈 힘을 얻는 일. 피노키오 마을의 밤은 화려해서가 아니라, 오래된 동화 한 장을 마음속에 조용히 켜놓기 때문에 쉽게 잊히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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