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2026여수세계섬박람회를 앞두고 여수시 공무원 해외출장 논란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여수시는 최근 설명자료를 통해 “107건 전체가 섬박람회 직접 관련 출장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지만, 시민들의 시선은 여전히 냉랭하다. 문제의 핵심은 단순한 출장 숫자가 아니라, 그 많은 해외 일정이 실제 박람회 준비에 어떤 결과를 남겼느냐에 있기 때문이다.
여수시 설명자료를 보면 최근 4년간 공무국외출장은 총 253건, 1161명 규모다. 시는 이 가운데 섬박람회와 직접 관련된 출장은 21건, 182명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함께 공개된 출장 내역에는 “2026여수세계섬박람회 성공개최”, “박람회 홍보”, “벤치마킹”, “오사카·간사이 박람회 선진지 견학” 등의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시민들이 상당수 출장을 사실상 섬박람회 연계 일정으로 받아들이는 이유다.
특히 논란의 중심에는 일본 오사카·간사이 박람회 출장 문제가 있다. 공개된 자료를 보면 2025년 들어 총무과, 기획예산과, 섬박람회지원과 등이 시기를 달리해 일본 출장을 반복적으로 다녀온 것으로 나타난다. 일부 일정은 “공무원 벤치마킹 원정대”, “우수기관 선정 국외연수”, “섬박람회 성공개최를 위한 선진지 견학” 등 이름만 다를 뿐 목적지가 상당 부분 겹친다.

국제행사를 준비하는 지방정부가 해외 박람회를 참고하는 일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렵다. 실제로 대규모 국제행사를 앞둔 도시들은 운영 시스템과 관람 동선, 안전관리, 교통대책 등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해외 사례를 살펴본다. 여수시 역시 설명자료를 통해 오사카 박람회 벤치마킹 결과를 행사장 순환 동선, 친환경 의자 설치, 그늘막 조성, 셔틀버스 운영, 모바일 지도 구축 등에 반영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시민들이 체감하는 성과다.
100건이 넘는 해외출장 논란이 불거졌다면 시민들이 기대하는 것은 출장 횟수 해명이 아니라 “그래서 무엇이 달라졌는가”에 대한 구체적 결과다. 하지만 현재까지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박람회 준비 상황은 기대와 불안이 교차한다. 행사장 조성 공정과 교통대책, 폭염 대응, 콘텐츠 완성도 등을 두고 우려가 이어지는 이유다.
특히 공개된 출장 내역 가운데 일부에는 문화·관광 체험 일정도 포함돼 있었다. 여수시는 이를 “관광 인프라와 운영 사례를 직접 체험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제행사 준비 과정에서 관광 콘텐츠와 현장 운영 방식을 경험하는 것은 필요한 절차일 수 있다. 그러나 시민 입장에서는 그 체험이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 변화로 이어졌는지 쉽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더욱이 여수시는 이미 섬박람회 전담 조직인 ‘섬박람회지원단’을 운영 중이다. 그런데도 여러 부서가 나눠 유사한 해외출장을 반복한 배경에 대해선 보다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같은 장소를 여러 차례 방문할 만큼 시급하고 중요한 과제가 무엇이었는지, 각 출장 결과가 실제 현장 계획에 어떻게 반영됐는지 시민 눈높이에서 납득할 만한 설명이 뒤따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논란의 본질은 해외출장 자체를 문제 삼는 데 있지 않다. 국제행사를 준비하는 도시라면 해외 사례를 연구하고 글로벌 행사 운영 시스템을 배우는 과정은 충분히 필요할 수 있다. 다만 그 과정이 시민 신뢰 속에서 투명하게 진행됐는지가 중요하다.
여수세계섬박람회는 대규모 국비와 지방비가 투입되는 국제행사다. 시민들은 박람회의 성공을 바라면서도 동시에 준비 과정이 효율적이고 책임 있게 운영되기를 기대한다. 이제 필요한 것은 단순한 해명자료가 아니다. 출장별 예산과 일정, 정책 반영 사례, 실제 성과를 보다 구체적으로 공개하고 시민 검증을 받는 일이다.
국제행사의 성공은 화려한 개막식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준비 과정에서 얼마나 시민 신뢰를 얻었는지가 더 중요하다. 지금 시민들이 듣고 싶은 말은 또 다른 홍보 문구가 아니라 “그래서 무엇이 달라졌는가”에 대한 설득력 있는 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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