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지리산 자락과 섬진강 물줄기가 만나는 전남 구례군의 관문이 최근 낯선 활기로 들썩이고 있다. 주말마다 여행자들의 발길을 붙잡는 이곳의 정체는 이름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빙구례마켓’이다. 구례군이 지역 관광에 활력을 불어넣고 농가와 소상공인의 판로를 열기 위해 야심 차게 문을 연 복합 공간이다. 단순히 특산물을 파는 뻔한 매장을 넘어, 구례를 찾은 이들이 가장 먼저 들러 여행 정보를 얻고 아기자기한 로컬 굿즈로 여행의 설렘을 박제하는 ‘구례 여행의 베이스캠프’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구례교 바로 앞에 둥지를 튼 빙구례스테이션 내부의 ‘빙구례마켓’은 지난 3월 말 첫 기지개를 켠 이후 매주 토·일요일과 공휴일마다 문을 열고 있다.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담긴 관광 굿즈부터 구례의 청정 자연이 키워낸 농특산품까지 한자리에 모이다 보니, 최근 들어 주말 여행객들의 필수 방문 코스로 자리를 잡았다. 방문객이 눈에 띄게 늘어나자 지역 내 솜씨 좋은 생산자들의 입점 문의도 빗발치는 상황이다.
이에 군은 마켓의 내실을 더 탄탄하게 다지기 위해 오는 6월 2일까지 ‘빙구례마켓’을 채울 공급업체 3차 모집에 나섰다. 모집 대상은 구례군에 터를 잡고 활동 중인 소상공인과 사회적경제조직, 그리고 중소기업이다. 자신들만의 색깔이 가득 담긴 관광 기념품이나 로컬 푸드를 생산·판매하는 업체라면 누구나 도전해 볼 만하다.
참가를 원하는 업체는 구례군청 홈페이지 고시공고란을 확인하거나 기획예산실 전략사업팀으로 직접 연락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지역의 숨은 가치를 발굴해 외지인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빙구례마켓의 매력은 쇼핑에서 끝나지 않는다. 대중교통을 이용해 배낭 하나 메고 구례를 찾는 이른바 ‘뚜벅이 체류형 관광객’들을 겨냥한 자전거 대여 서비스가 숨은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특히 주말이나 연휴 동안 구례에서 하룻밤을 묵어가는 여행객들을 위해 이번에 새롭게 도입한 ‘1박 2일 자전거 대여 서비스’가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서비스는 지역 숙박시설을 예약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주말과 연휴 기간에 선착순 5명 내외로 운영된다. 차를 빌리기엔 부담스럽고 걷기엔 조금 먼 구례의 숨은 비경들을 자전거 페달을 밟으며 온전히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기회다. 신청은 빙구례마켓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면 간편하게 사전 예약을 마칠 수 있다.
기본 자전거 대여 비용도 파격적이다. 주말과 공휴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1시간당 단돈 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새로 도입된 1박 2일 대여 서비스 이용자 역시 자전거를 빌리고 반납할 때는 이 운영 시간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자동차 소음에서 벗어나 섬진강변 자전거 도로를 따라 달리는 초여름의 바람은 그 자체로 완벽한 휴식이 된다.
구례군 관계자는 “빙구례스테이션은 여행자들이 구례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필요한 정보를 얻고 탐색하는 시작점이자, 여행을 마치고 돌아갈 때 추억이 담긴 로컬 제품을 양손 가득 담아가는 복합 공간”이라며 “앞으로도 이 공간을 구례 여행의 시작과 끝을 책임지는 대표적인 관광 거점이자 랜드마크로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리산의 초록이 한층 짙어지는 계절이다. 이번 주말에는 무거운 차 키는 잠시 내려두고 기차에 몸을 실어보는 것은 어떨까. 구례 관문에서 자전거 한 대를 빌려 타고 동네 골목골목을 누빈 뒤, 돌아오는 길에 빙구례마켓에 들러 나만의 작은 기념품을 고르는 여정. 소박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바로 그곳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