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경남의 젊은 예술가 80명이 당장의 생계보다 창작에 더 깊이 들어갈 시간을 얻었다. 한 해 900만원, 최대 2년의 지원은 단순한 보조금이 아니라 지역을 떠나지 않고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최소한의 숨통이다.
경남문화예술진흥원은 22일 동남아트센터 2층 배움터에서 ‘K-Art 청년 창작자 지원’ 사업에 선정된 경남 청년 예술인 80명을 대상으로 이행약정 체결과 보조금 집행, 저작권 교육을 진행했다. 이번 사업은 경남 도내 기초예술 분야 청년 창작자를 대상으로 연간 900만원의 창작지원금을 2년 연속 지원하는 구조다. 전국적으로는 수도권과 비수도권을 나눠 총 3000명을 선정하는 청년 예술 지원 체계로 운영된다.
지원금은 상반기 400만원, 하반기 500만원으로 나뉘어 지급된다. 선정자는 중간보고서와 결과보고서를 제출하고, 사업 종료 뒤에는 집필 원고, 악보, 음원, 미술작품, 전시, 공연 상연 등 구체적인 창작 결과물을 내야 한다. 지원은 자유를 주되, 창작의 책임도 함께 묻는 방식이다.
지원 분야는 문학, 시각예술, 연극·뮤지컬·무용·음악·전통예술 등 공연예술, 다원예술과 융복합예술까지 폭넓다. 단순 실연 활동보다 원천 창작 역량과 계획을 중심에 둔 점도 눈에 띈다. 작가, 극작가, 연출가, 안무가, 작곡가, 평론가, 큐레이터, 프로듀서 등 지역 예술의 뿌리를 만드는 창작자가 대상이다.
선정 과정은 두 단계로 진행됐다. 지난 3월 공모를 통해 지원자를 접수한 뒤 전문가 심의를 거쳐 1차 통과자를 추렸고, 이후 지역과 장르 편중을 줄이는 절차를 거쳐 최종 80명이 확정됐다. 창작자의 거주지와 장르가 한쪽으로 몰리지 않도록 균등한 기회 제공을 반영한 점은 지역 예술 생태계의 균형을 고려한 대목이다.
이날 오리엔테이션에서는 교부 신청 방법, 보조금 사용 범위, 정산 절차가 안내됐다. 한국저작권위원회가 참여한 저작권 교육도 함께 열렸다. 창작자가 작품을 만드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자신의 권리를 지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지원금 집행의 행정 절차와 저작권 이해는 청년 예술인이 독립 창작자로 서기 위한 현실적인 기반이 된다.
진흥원 관계자는 “이번 사업을 통해 청년 예술인들이 예술 창작 활동에 온전히 집중할 기회가 주어진 것 같아 뿌듯하다”며 “경남 청년 예술인이 지역에 정착하고 안정적인 창작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역 예술 생태계 형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청년 예술인에게 가장 부족한 것은 재능이 아니라 버틸 시간일 때가 많다. 경남의 이번 지원은 그 시간을 제도 안으로 끌어들인 시도다. 80명의 창작자가 써 내려갈 원고와 무대, 전시와 음원이 앞으로 경남의 문화 지도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