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최치선 기자] 순천의 도시농업이 시민들의 일상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밭이 없어도 괜찮다. 작은 화분 하나, 유리병 속 정원 하나만으로 아이들은 자연을 배우고, 어른들은 숨을 고른다. 순천이 텃밭과 식물을 통해 생활 속 치유 여행을 넓히고 있다.
순천시는 시민들이 도시 안에서 농업을 쉽고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도록 도시농업 치유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찾아가는 도시농업 체험, 가족사랑 도시텃밭, 어린이 도시농부 체험교실 등이 대표 프로그램이다. 학교와 복지기관, 가족 단위 참가자, 어린이들이 식물을 직접 심고 가꾸며 농업의 가치를 몸으로 익히는 방식이다.
가장 눈에 띄는 프로그램은 찾아가는 도시농업 체험이다. 교육장으로 시민을 부르는 대신 학교와 복지기관을 찾아가 미니정원 만들기, 접시정원, 테라리움 같은 원예 활동을 진행한다. 손바닥만 한 흙 위에 식물을 심고, 물을 주고, 잎의 모양을 살피는 과정은 단순한 체험을 넘어 정서적 안정으로 이어진다. 아이들에게는 생명의 변화를 배우는 수업이 되고, 어른들에게는 잠시 마음을 내려놓는 시간이 된다.
가족사랑 도시텃밭 체험은 가족이 함께 흙을 만지는 프로그램이다. 파종부터 재배, 수확까지 이어지는 과정 속에서 가족은 한 그루 작물의 속도에 맞춰 대화를 나눈다. 3월부터 6월까지 매월 1회 운영되는 참여형 프로그램으로, 도시 생활 속에서 자연과 만나는 가장 쉬운 통로가 되고 있다.
어린이 도시농부 체험교실은 농업과 생태교육을 결합한 프로그램이다. 도심 아파트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농촌을 직접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 흙을 파고, 씨앗을 넣고, 싹이 나는 시간을 기다리는 일은 책으로 배우기 어려운 감각이다. 돌봄교실 교사는 “도시에서도 농업을 체험할 수 있어 아이들에게 좋은 경험이 됐다”고 말했다.
도시농업은 이제 작물을 키우는 일에만 머물지 않는다. 반려식물, 치유원예, 학교텃밭, 가족 텃밭은 도시의 생활방식과 연결된다. 순천은 순천만국가정원과 정원박람회 이후 ‘정원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쌓아온 곳이다. 그 정원이 관광지에만 머무르지 않고 교실과 복지관, 가족의 주말 속으로 들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프로그램은 더 의미가 크다.
순천시 관계자는 “도시농업은 작물 재배를 넘어 정서 치유, 생태교육, 가족 소통, 공동체 회복의 기능을 갖고 있다”며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도시농업의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내실 있게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순천의 도시농업은 거창한 농장이 아니라 작은 화분에서 시작된다. 아이의 손끝에 흙이 묻고, 가족이 텃밭 앞에 나란히 서고, 유리병 속 작은 정원에 물방울이 맺힌다. 그 조용한 장면들이 모여 도시는 조금 더 부드러워진다. 순천은 지금 꽃과 흙으로 마음을 돌보는 또 하나의 여행지를 만들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