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춘천 의암호의 밤이 조금 느려진다. 음악을 크게 틀고 사람을 몰아넣는 축제가 아니라, 호수 앞에 앉아 물을 보고 숨을 고르는 조용한 축제가 9월 서면에 열린다.
춘천시는 9월 19일부터 이틀간 서면 애니메이션박물관과 의암호 수변 일원에서 ‘서면 호수별빛 페스타’를 연다. 핵심 테마는 ‘Slow & Deep Wellness’, 느리고 깊은 웰니스다. 자연 속에서 쉬고 머물며 몸과 마음의 회복을 경험하는 체류형 축제로 준비된다.
축제의 무대가 되는 서면은 춘천 도심을 의암호 건너편에서 바라보는 곳이다. 호수와 산, 도시의 불빛이 한눈에 들어와 해 질 무렵 풍경이 특히 깊다. 애니메이션박물관은 가족 여행객에게 익숙한 명소다. 애니메이션의 역사와 제작 원리, 더빙·캐릭터 체험 등을 갖춘 공간으로, 축제 기간에는 호수 산책과 문화 체험을 함께 묶기 좋다.
현재 검토 중인 프로그램은 모닝 요가와 명상, 물멍·자연명상, 싱잉볼·사운드테라피, 선셋 요가, 별빛 명상, 어쿠스틱 공연, 별빛 영화제, 드론 라이트쇼 등이다. 낮에는 호수 바람을 맞으며 몸을 풀고, 저녁에는 노을 속에서 음악을 듣고, 밤에는 별빛 아래 조용히 머무는 흐름이다.
이번 축제가 눈에 띄는 이유는 ‘작게 머무는 방식’에 있다. 춘천시는 소음과 혼잡을 줄인 저자극·저밀도 운영을 준비하고 있다. 프로그램별 정원제와 사전예약제를 병행하고, 자연음을 중심으로 행사장을 꾸민다. 큰 무대보다 호수의 물소리와 바람, 풀벌레 소리가 축제의 배경음이 되는 셈이다.
지역과 함께 가는 구조도 담겼다. 서면 주민자치위원회와 로컬마켓을 운영하고, 지역 농산물과 먹거리, 로컬 브랜드 제품을 연계한다. 여행자가 하루 더 머물며 지역의 맛과 물건을 만나는 방식은 축제를 지역경제와 연결하는 실질적인 장치가 된다.
정미경 관광정책과장은 “단순 공연이나 관람 중심 행사가 아니라 자연 속에서 머물며 쉼과 회복을 경험하는 새로운 관광 콘텐츠”라며 “의암호와 서면의 매력을 살린 웰니스축제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춘천은 이미 호수의 도시다. 그러나 이번 축제는 그 호수를 배경이 아니라 여행의 주인공으로 세운다. 의암호 앞에 앉아 물결을 보고, 노을을 기다리고, 별빛 아래 천천히 숨을 고르는 일. 9월의 춘천은 그렇게 조용한 회복의 여행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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