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서동휘 기자] 휠체어 바퀴가 보도블록 틈새에 걸릴 때마다 눈앞의 비경은 멀어만 진다. 유모차를 미는 지친 손길과 지팡이에 의지한 노년의 걸음걸이 역시 여행길 앞에서는 늘 한숨이 먼저 나온다. 가고 싶은 곳은 많지만 이동의 장벽에 가로막혔던 이들을 위해 서울의 관광 문턱이 획기적으로 낮아진다. 지갑은 가볍게, 양손은 자유롭게 서울 구석구석을 누빌 수 있는 특별한 바퀴가 다시 달리기를 시작한다.
서울관광재단이 교통약자의 오랜 여행 갈증을 해소할 ‘서울 다누림 버스·미니밴 대여 서비스’의 올해 예약 접수를 전격 개시했다. 다누림 차량 대여는 장애인과 고령자, 영유아 등 평소 이동에 큰 제약을 받던 관광약자들의 눈과 발이 되어주는 무장애 관광 복지 사업이다. 지난 2019년 첫 운행을 시작한 이래, 단순한 차량 대여를 넘어 전담 운전기사는 물론 여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류비와 주차비까지 전액 무료로 지원하며 큰 호응을 얻어왔다. 이용자가 원하는 시간과 목적지에 맞춰 맞춤형 코스로 운행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올해 사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실질적인 이동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제도적 보완이다.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들의 안정적인 여행권을 보장하기 위해 ‘장애인 대상 우선 예약 서비스’가 전격 도입됐다. 휠체어 리프트 차량 이용이 생계나 삶의 질과 직결되는 이들이 예약 경쟁에 밀려 여행을 포기하는 일을 막겠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장애인 이용자는 5월 18일부터 우선적으로 예약 페이지를 이용할 수 있으며, 이튿날인 19일부터는 고령자와 영유아를 포함한 모든 대상자의 예약이 순차적으로 열린다. 예약된 차량들의 본격적인 도로 위 운행은 오는 5월 26일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대여 서비스의 지원 대상은 장애인과 만 65세 이상의 고령자, 만 6세 이하의 영유아 및 이들의 여정을 돕는 동반자들이다. 이동 제약이 큰 만큼 안전하고 효율적인 일정을 위해 서울 시내 당일치기 여행을 기준으로 차량이 지원된다. 다만 서울시에 소재한 유관 기관이나 단체의 경우에는 교통약자들의 외부 활동 범위를 넓혀주기 위해 서울에서 출발해 편도 2시간 이내 거리의 수도권 및 인근 목적지까지도 차량을 이용할 수 있도록 예외 규정을 두었다.
현재 운영되는 차량은 총 7대로, 대규모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29인승 대형 버스 1대와 소규모 가족 단위에 적합한 9인승 미니밴 6대로 구성됐다. 대형 버스는 휠체어 8석과 일반 좌석 21석을 갖추어 복지관이나 단체 나들이에 안성맞춤이다. 미니밴은 휠체어 2석과 일반 좌석 7석으로 짜여 밀착형 가족 여행에 유용하다. 모든 차량에는 휠체어 전용 리프트와 철저한 고정 장치는 물론, 아이들을 위한 카시트 등 맞춤형 안전장비가 완비되어 있어 안심하고 차창 밖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이윤화 서울관광재단 예술상생관광팀장은 “서울 다누림 차량 대여 서비스는 이동에 제약이 있는 관광약자의 이동 부담을 실질적으로 줄이고, 누구나 차별 없이 편리하게 서울을 여행할 수 있도록 돕는 핵심 사업”이라며 “올해 도입한 장애인 우선 예약 제도는 리프트 차량이 필수적인 분들의 현실적인 여건을 깊이 고려한 조치인 만큼, 이동에 특히 큰 어려움을 겪어온 분들의 관광 접근성을 비약적으로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서비스는 서울다누림관광 공식 누리집에 회원가입을 마친 후 사전 예약을 통해 간편하게 신청할 수 있다. 구체적인 이용 방법과 상세한 일정 관련 문의는 서울다누림관광센터 대표번호를 통해 친절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집 안 문턱을 넘는 것이 가장 큰 도전이었던 이들에게, 이번 다누림 버스는 서울의 푸른 하늘과 싱그러운 봄바람을 온전히 선물하는 최고의 대안이 될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