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래블아이=김보라 기자] 강릉의 5월이 오색 민화로 물든다. 꽃과 호랑이, 병풍이 강릉아트센터 전관을 채우며 전통 그림의 오래된 숨결을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펼쳐 보인다.
강릉시가 후원하고 강릉민화이야기가 주관하는 ‘2026 제3회 강릉민화페스타’가 12일부터 17일까지 6일간 강릉아트센터 제1·2·3전시관 전관에서 열린다. 올해 주제는 ‘오색빛깔, 민화의 영롱한 빛’이다. 전국에서 활동하는 민화 작가 100인이 참여해 전통 민화의 색과 상징, 현대적으로 확장된 표현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민화는 조선 후기 서민의 생활과 바람을 담아낸 그림이다. 복을 부르는 꽃, 액운을 막는 호랑이, 장수를 기원하는 십장생처럼 익숙한 소재 안에는 삶의 소망과 해학이 겹겹이 들어 있다. 이번 페스타는 그 민화의 정서를 전시장별 테마로 나눠 보여준다.
제1전시관에서는 김경아 작가의 연작 ‘꽃들 속에서 희망을 담다’를 중심으로 현대 민화의 색채와 감성을 만날 수 있다. 제2전시관은 ‘호랑이’를 주제로 꾸며진다. 민화 속 호랑이는 무섭기보다 익살스럽고, 권위적이기보다 사람 가까이에 있다. 전시는 그 상징을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읽게 한다. 제3전시관에는 병풍 작품 17점이 놓인다. 펼쳐진 병풍은 그림을 넘어 하나의 공간이 되고, 관람객은 그 안에서 민화의 장식성과 조형미를 입체적으로 체감하게 된다.
개막일인 12일 오후 2시에는 오프닝 행사가 열리고, 이어 정병모 미술평론가와 오채현 작가가 참여하는 민화포럼이 진행된다. 포럼은 민화의 색채와 상징, 전통 민화의 현대적 해석을 함께 짚는 자리로 마련됐다.
홍삼녀 강릉시 문화예술과장은 “이번 강릉민화페스타가 전통 민화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시민들과 공유하고, 현대적 미감으로 재탄생한 민화의 매력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강릉민화페스타는 바다와 커피, 축제로 기억되는 강릉에 또 하나의 문화 동선을 더한다. 5월 강릉을 찾는 여행자라면 경포와 안목, 오죽헌을 지나 강릉아트센터에서 민화의 빛을 마주해볼 만하다. 오래된 그림은 낡지 않았다. 꽃은 다시 피고, 호랑이는 다시 웃으며, 병풍은 조용히 강릉의 봄을 펼친다.

